전체 예산 126조 중 복지예산이 33조 달해
대구 남구 등 6개 자치구 자체사업 10% 미만
남원·봉화·신안 재정자립도 10%대 그쳐
[ 강경민 기자 ] 무상보육과 기초연금 시행에 따라 복지예산이 급증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자체 사업 비중이 처음으로 35% 미만으로 떨어졌다. 전체 지자체 예산 중 사회복지비는 26.1%에 달해 내년께 30%대에 도달할 전망이다. 자체 예산 비중을 의미하는 재정자립도는 내년엔 50%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어서 중앙정부에 대한 재정 의존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사업 비중 10% 이하 6곳
안전행정부는 지난해 광역·기초자치단체 243곳의 재정자립도 등 17개 재정 관련 항목을 20일 재정고 홈페이지에 통합공시했다. 기초자치단체를 비롯한 전국 모든 지자체의 재정 항목을 일괄적으로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결산 기준 50.1%로, 전년도(52.0%)에 비해 1.9%포인트 떨어졌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재정자립도가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중앙정부에 대한 재정 의존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지자체의 재정 독립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국 243개 지자체 중 서울시 본청의 재정자립도가 84.5%로 가장 높았다.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높은 곳은 △서울 강남구(71.9%) △서초구(69.23%) △중구(67.41%) △경기 성남시(67.2%) △화성시(63.8%) 등의 순이었다. 반면 전북 남원시(10.1%), 경북 봉화군(10.2%), 전남 신안군(10.3%), 전남 구례군(10.3%), 경북 청송군(10.6%) 등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대표적인 지자체다.
전국 243개 지자체의 자체사업 비중은 올해 예산 기준으로 34.5%였다. 자체사업은 지자체 전체 예산 중 지역개발을 위해 자율적으로 집행하는 예산을 뜻한다. 광역자치단체 중에선 서울시 본청이 52.5%로 가장 높았다. 기초자치단체 중에선 경기 화성시가 46.2%로 가장 높았다. 전국 226개 시·군·구 평균 자체사업 비중은 각각 29.3%, 26.5%, 16.2%로 30%를 넘지 못했다. 대구 남구청의 자체사업 비중이 7.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전체 자치구 예산 중 한 해에 지역개발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예산 비중이 7.7%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대전 대덕구(9.2%) △대구 동구(9.4%) △부산 북구(9.9%) △대전 중구·대전 서구(10.0%) 등의 지자체도 자체사업 비중이 낮았다.
○복지예산은 33조원에 달해
사회복지예산 비중은 예산 기준으로 2011년 20.9%에서 올해 26.1%로 5.2%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지자체 한 해 예산 126조원 중 33조원이 무상복지를 비롯한 사회복지예산으로 쓰였다. 2012년 영유아 무상보육 시행에 따라 복지비가 급증했다는 게 지자체의 설명이다.
사회복지예산 비중은 광역자치단체에 비해 기초자치단체가 높았다. 광역시와 광역도의 평균이 각각 32.7%와 30.1%인 데 비해 자치구의 예산 비중은 52.9%에 달했다. 광주 북구청의 사회복지예산은 67.2%였다. 전체 예산 중 무상보육을 비롯한 사회복지예산이 70%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지자체의 예산 규모가 부동산 경기 악화 등 세수 감소로 정체된 상황에서 사회복지예산이 늘면서 지자체의 자체 사업 비중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전국 243개 지자체의 부채는 47조8124억원에 달했다. 지방공기업 및 산하기관의 부채를 제외한 수치다. 경기도 본청과 인천시 본청의 부채비율이 각각 14.16%와 12.75%로 가장 높았다. 부채비율은 충남 계룡(8.54%), 경북 칠곡(8.11%), 전북 완주(8.01%)가 군지역 평균(1.82%)의 4배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경남 함양(0.29%), 경기 여주(0.39%), 경남 합천(0.39%)은 부채가 가장 적은 편이었다.
이와 함께 전국 지자체는 지난해 지역 축제를 위해 4433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예산 대비 평균 0.24% 수준이다. 강원 화천군(2.05%), 경기 가평군(1.58%), 경기 구리시(1.37%) 등은 행사와 축제에 상대적으로 많은 재정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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