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대외변수 완화와 실적시즌에 대한 불안감이 맞물리며 '오르락 내리락' 하는 등 변동성의 폭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외환경이 진정되고 있고 당분간 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에 좌우되는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낙폭이 큰 실적호전주(株)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 현재 전날보다 0.95% 떨어진 1911.74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하며 1930선을 회복한지 하루 만에 다시 1910선 유지를 위협 받고 있는 셈이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전날 코스피지수가 급등한 건 최근 과도하게 하락한 것에 따른 반발매수세 성격이 짙다"며 "투자자들이 코스피 1900포인트를 저점으로 인식하면서 향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반등한지 하루 만에 코스피는 '중국'이라는 걸림돌을 만났다. 이날 오전 발표될 중국 GDP 성장률 지표가 당초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7.5%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블룸버그 예상치는 7.2%로 이는 직전분기보다 둔화된 것이다.
전날 코스피 급등이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기술적 반등에 그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게 이 연구원의 주장이다.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3분기 국내 기업들의 어닝시즌도 투자자들에겐 잠재된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한데 따른 것이다.
애플이 전날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경쟁사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밀리고 있고, 화학업종 대표주인 LG화학이 어닝쇼크(예상치를 밑도는 실적)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급락하는 등 이미 우려가 일부 현실화되고 있다. 한전부지 매입에 대한 우려와 환율 부담을 안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발표도 오는 23일로 예정돼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하락을 촉발했던 대외적 요인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는 실적 시즌"이라며 "코스피가 전날 급등했지만 LG화학 실적부진과 삼성물산 합병 등 업종 대표주들의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코스피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가장 많이 나오는 이번주가 지나야 지수가 방향성을 정하고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상승을 이끌만한 대외 모멘텀(상승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당분간 실적에 따라 주가가 좌우되는 종목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낙폭이 큰 실적호전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이기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실적시즌이 시작되고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전환한다면 이익전망이 상향돼 이익 모멘텀이 있고 가격이 낮아져 밸류에이션(실적대비 기업가치) 매력이 큰 업종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며 "반대로 수익률이 높았던 업종은 고평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 매도 구간에서 가격이 많이 하락한 업종의 경우 여전히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을 수 있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필수소비재, 상사, 자본재, 디스플레이 등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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