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무역적자 사상최대
"개인 소비침체로 생산부진"
[ 도쿄=서정환 기자 ] 지난 4월 소비세 인상 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일본 정부가 연내 미니 경기부양책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로 불어난 데다 소비와 생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달 17일 발표되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감안해 경기부양책 규모와 내용을 정할 예정이다. 내년 10월 2차 소비세 인상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 온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별개로 추가 부양책을 고민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예상보다 경기가 나쁘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 내각부는 전날 발표한 10월 월례경제보고서에서 “약점이 보이지만 완만한 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 판단을 2개월 연속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일부 약점이 보이지만”에서 ‘일부’란 표현을 빼면서, 소비세 인상 후 개인 소비 침체가 생산 부진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일본 정부가 2개월 연속 경기판단을 낮춘 것은 2012년 12월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소비 부진은 이번주 나온 지표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9월 전국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백화점도 0.7% 감소해 4월 이후 6개월째 뒷걸음질쳤다. 9월 전국 슈퍼 매출도 1.0% 줄어 전달(0.1% 감소)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엔저에도 수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는 가운데 무역수지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날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9583억엔 적자로 27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시장이 예상한 적자 규모(7682억엔)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써 올 상반기 무역적자는 5조4271억엔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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