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시대] 마오타이·이리·캉스푸 등 시장 점유율 높은 내수株 '1순위'

입력 2014-10-24 07:01  

中 투자 '실크로드' 후강퉁

후강퉁 투자 전략
상하이 단독상장 종목…여행·헬스케어주 주목
배당수익률 높은 은행·증권주도 유망
브랜드 가치 높은 고배당주 눈여겨봐야



[ 강지연 기자 ]
후강퉁 제도는 중국의 저평가된 우량주를 선점해 중국 장기 성장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제도 시행이 임박한 지금이 중국 투자의 적기라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은 없다. 다만 정보 수집이 쉽지 않고 돌발 변수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힘든 해외 주식 투자란 점에서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희소성 있는 A주·H주 주목

그동안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H주에 국한됐던 중국 주식 직접투자의 범위가 중국 본토 주식, 즉 A주로 넓어지게 됐다. 자격(QFII, RQFII)을 갖춘 일부 기관투자가에만 공개됐던 A주 투자가 허용됨에 따라 상당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A주로 옮겨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우선 상하이거래소에만 단독 상장돼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여행 헬스케어 및 제약 주류 국방 미디어 등이 상하이A시장에 단독 상장돼 있는 대표적인 업종들이다. 종목별로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주류업체 ‘마오타이’, 중국 최대 유제품 가공업체 ‘이리유업’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홍콩증시에만 상장된 종목들도 중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카지노업체와 보석가공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종 주식은 최근 부패척결 및 사치소비 억제 캠페인의 여파로 주가가 부진하지만 장기적으로 소비가 늘면 성장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등 소비주에 집중해야

중국에선 향후 가계소득 증가와 소비시장의 급성장이 점쳐진다. 중국 정부도 내수 부양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만큼 소비 관련주들의 주가가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내수주에 투자할 땐 우선 높은 시장 점유율과 확고한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는 선두업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중국 내수소비시장의 성장세는 GDP 성장세를 2배 이상 웃돌 것”이라면서 “특히 분야별 내수 1등주들의 연간 이익 성장률은 평균 40~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내수 1등주들은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점도 투자매력으로 꼽힌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QFII 자격을 가진 외국인들이 보유한 중국 주식 중 은행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소비 관련주”라면서 “외국인이 선호하는 이들 소비주는 후강퉁 도입 이후 수급이 한층 더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들 전문가가 꼽은 대표 내수주로는 모바일 게임업체 ‘텐센트홀딩스’, 손해보험사인 ‘중국인민재산보험’, 중국 라면시장 점유율 1위(56%) 업체 ‘캉스푸홀딩스’, 쌀과자 업체 ‘중국왕왕식품’, 중국 최대 여행사인 ‘국제여행사’ 등이 있다.

업종 1등주라도 국영기업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국영기업은 구조조정 등 정책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고배당·장기투자가 ‘열쇠’

중국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상하이증시 상장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3.7%다. 중국 정부도 민생 개선과 자본시장 개선 등을 위해 기업의 배당 확대를 강조하고 있어 향후 배당수익률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신증권과 KDB대우증권 등은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은행 증권 등 금융주를 유망 배당주로 추천했다. 특히 ‘중국건설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등은 지난 3년간 꾸준히 배당을 지급했을 뿐 아니라,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시장 평균보다 낮아 저평가 매력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기적으로는 상하이와 홍콩증시에 동시 상장된 종목들의 주가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도 유망한 투자전략 중 하나로 꼽혔다. 시장이 개방되면서 주가가 낮은 쪽이 대체재로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단기 수익률을 좇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을 조언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후강퉁은 한국 투자자에게만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라 세계 투자자들에게 적용되는 제도”라면서 “제도 시행 초기에 외국인 자금이 집중되면서 주가가 단기 급등했다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하이A시장에 단독 상장된 종목들은 외국인 투자한도 제한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제때 투자하지 못할 경우 단기 수익률은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등락을 거듭하다 경기와 부동산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엔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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