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세계 최대 생활용품 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은 듀라셀 배터리사업 부문을 분사하기로 했다. 성장세를 보이는 사업 부문에 집중하고 전반적인 비용 절감을 위한 결정이다. 이에 앞서 앨런 래플리 P&G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기업설명회에서 매출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70~80개 브랜드만 남기고 매출 하위 브랜드 100여개를 없애거나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P&G의 매출 하위 브랜드는 P&G 전체 매출의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에 그치고 있다.
미국 휴렛팩커드(HP)도 중국 내 통신장비 자회사인 H3C테크놀로지를 매각할 방침이다. HP는 H3C테크놀로지 지분 51%를 아시아 업체에 매각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HP를 둘로 나누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준비 과정으로 본다. HP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회사를 PC 및 프린터 부문, 기업용 하드웨어 및 서비스 부문으로 분사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분사를 단행했거나 분사 계획을 발표한 글로벌 기업은 블랙스톤, 이베이 등 166곳에 이른다. 이틀에 한 번꼴로 기업 분사가 이뤄진 셈이다. 특히 대형 글로벌기업 분사가 하반기에 집중돼 올 들어 성장세로 돌아선 글로벌 M&A 시장이 내년에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 상반기 글로벌 M&A 시장은 전년 동기보다 70% 증가한 1조7000억달러에 달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는 “기업 규모가 줄고 사업이 단순화되면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쉬워진다”며 “기업 분사가 이어진다는 것은 시장에 매력 있는 M&A 매물이 늘어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애드리언 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글로벌 M&A 총괄도 “분사로 새로 생긴 기업이 다시 M&A를 추진할 수 있고, 피인수 대상으로 지목될 수도 있다”며 “IB에는 사업 기회가 많아지는 셈”이라고 연쇄적인 M&A를 예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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