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뉴 A8, 공중부양 하듯…부드러운 가속력
[ 최진석/정인설 기자 ]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는 대형 럭셔리 세단 중에서 교과서 같은 존재다. 1903년 출시된 ‘메르세데스-심플렉스 60hp’를 시작으로 오늘날까지 대형 럭셔리 세단의 기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체급에서 신차가 나올 때마다 S클래스와 비교하는 게 관례다. 1972년 S클래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됐고, 지난해 6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어디에나 도전자는 있는 법. 아우디 A8는 S클래스의 왕좌를 호시탐탐 노린다. 지난 7월 아우디가 A8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한껏 다져진 몸과 새로운 무기를 들고 전장에 나왔다. 두 차량의 가솔린 8기통 엔진 모델을 차례로 타봤다.
○도로 위의 5성급 호텔, 더 뉴 S클래스
‘더 뉴 S500 Long’은 ‘5성급 호텔’을 떠올리게 한다. 아름다운 외관은 벤츠의 수석 디자이너 고든 바그너가 “차가 아닌 예술작품”이라고 말한 이유를 짐작하게 했다. 실내도 외관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알루미늄과 우드, 플라스틱과 가죽 등의 소재를 적절히 활용해 품격과 실용성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내비게이션과 주차 화면 등을 볼 수 있는 모니터 화면은 12인치가 넘는다. 국내 시판 차종 중 최대 크기다. 스피커는 독일 명품 오디오 제조사인 부메스터에서 S클래스만을 위한 제품을 따로 개발해 장착했다. 영상을 재생하자 널찍하고 아늑한 차 안은 홈시어터로 바뀌었다. 편안한 뒷좌석 시트에 두 다리를 뻗고 앉아서 이를 감상해보니 최고급 호텔 객실에 누워 영화를 보는 듯했다.
뉴 S500에는 배기량 4663㏄짜리 8기통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455마력, 최대토크 71.4㎏·m의 힘은 2t이 넘는 차체를 거뜬하게 움직였다.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스포츠모드에 놓으면 한층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승차감을 전혀 훼손하지 않았다. 핸들링도 대형 세단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민첩했다.
○실크로드 제조기, A8
아우디의 ‘뉴 A8L 60 TFSI’는 모든 도로를 비단길로 바꿔 놓는 차다. 울퉁불퉁한 이면도로를 달려도 잘 뻗은 독일 아우토반을 달리는 느낌을 갖게 한다. ‘대한민국 도로가 이렇게 잘 닦여 있었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차 길이가 5265㎜에 달하는 큰 차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부드러움 속에 강한 힘이 있었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튕겨져 나가는 속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사륜구동에 V8 가솔린 직분사 트윈터보차저 엔진 덕이다. 공차중량이 2t 이상(2125㎏)이지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4.6초에 불과했다. 1993년 A8모델을 통해 초경량 알루미늄 기술을 선보인 아우디는 이 차량을 100%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차량의 네 바퀴에는 지형에 따라 감쇄력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적응식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돼 있어 마치 공중부양을 한 것 같은 승차감을 유지해 준다.
무엇보다 이 차는 안전 편의사양에 신경썼다. 정속주행을 하면서 앞 차와 자동으로 거리를 조절하는 ‘적응식 크루트 컨트롤’ 기능은 원활하게 작동했다. 차선 이탈 시 핸들을 자동으로 차선 안쪽으로 틀어주는 ‘아우디 액티브 레인 어시스트’도 시속 150㎞ 이상에서 기능을 발휘했다. 좌우 25개씩의 LED가 물체를 찾아 비추는 ‘매트릭스 헤드라이트’ 기능이 있어 상향등을 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회장님 차’답게 편의 기능은 뒷좌석에 몰려 있다. 안마 기능과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고 화장 거울까지 마련해 놨다.
최진석/정인설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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