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수리비 대신 내주는 이유? 당장 이익 줄지만 지속성장 비결"

입력 2014-10-28 07:01  

오토 CEO 릴레이 인터뷰 - 김영재 볼보트럭코리아 대표

'커스터머 캐어'로 점유율 1위…보증수리 3년·45만㎞로 늘려



[ 강현우 기자 ] “작년부터 올해까지 고객 차량 수리비로 14억8000만원을 볼보트럭코리아가 부담했습니다. 당장 이익은 줄었지만 고객이 잘돼야 회사도 오래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볼보트럭코리아는 지난해 5개사가 경쟁하는 수입 대형트럭 시장에서 점유율 43%로 1위를 차지했다. 대형트럭 시장은 컨테이너를 싣는 트랙터, 덤프트럭, 25t 이상 카고트럭 등으로 구성된다. 볼보트럭코리아의 지난해 대형트럭 총 판매대수는 1400여대. 올해는 1500대를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재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은 1위 비결을 묻자 고객 차량 수리비를 대신 내주는 서비스인 ‘고객 돌봄 서비스’를 들었다. 차량 구입 후 1년 이내에 사고가 나면 수리비의 절반을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대형트럭의 차주(車主) 대부분이 차량을 할부로 사는 개인들입니다. 트럭 한 대가 사업장인 자영업자들이죠. 대형트럭은 차값만 2억원에 이르는 데다 주행거리도 1년에 30만㎞를 넘는 것이 보통입니다. 자차보험을 들기도 어렵습니다. 하루하루 일당으로 할부를 갚는 사람들이 차량 구입 후 얼마 안돼 큰 사고가 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차를 팔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달까지 50여명에게 차량 수리비를 지급했습니다.”

이 같은 고객 돌봄 서비스는 전 세계 볼보트럭 네트워크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보증수리 기한도 3년·45만㎞로 늘렸다. 수입 대형트럭업계 일반적인 보증수리는 2년·20만㎞다.

“스웨덴 본사도 수익이 줄어드는 부분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오히려 볼보트럭코리아에서 하고 있던 ‘연비왕 대회’를 세계 대회로 만들 만큼 한국지사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2007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부산 신선대부두까지 430㎞를 달리는 ‘연비왕 대회’를 처음 개최했다. 기름값이 급등하던 시기, 기름값이 수입과 직결되는 트럭 운전사들에게 좋은 운전습관을 알려보자는 취지였다.

“보통 대형트럭이 짐을 가득 실으면 연비가 4㎞/L가량 나옵니다. 1회 대회 우승자는 9㎞/L를 넘겼습니다. 한 달 매출 1000만원 가운데 500만원을 기름값으로 쓰는 운전자라면 연비를 10%만 높여도 수입이 50만원 늘어나는 것 아닙니까.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죠.”

볼보트럭코리아의 연비왕 대회는 곧 세계 다른 지역 볼보 지사들로 퍼져나갔고, 스웨덴 볼보트럭 본사는 2010년부터 ‘세계 연비왕 대회’를 열기 시작했다. 5년 연속 한국 연비왕이 세계 연비왕을 차지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국내 수입 대형트럭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27개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다. “대형트럭 운전사들에게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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