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소선거구제 死票 많이 나와
[ 이호기 기자 ] 헌법재판소가 30일 선거구별 편차를 3 대 1로 규정한 현행 선거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면서 관련법 개정은 불가피하게 됐다.
‘게리맨더링’(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임의로 구획하는 것) 소지가 크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선거구 개편보다 이번 기회에 중·대선거구제 석패율제 등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현재 지역구 246명, 비례대표 54명을 합쳐 총 300명의 국회의원이 4년마다 치러지는 총선에서 선출된다. 지역구 의원은 해당 선거구의 최다 득표자 1명만 뽑도록 한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승자 독식 체제로 사표(死票)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중·대선거구제는 현행 지역구를 광역으로 통·폐합해 2~3명(중선거구제)이나 4명 이상(대선거구제)을 선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교적 소수의 지지를 받는 후보도 당선될 확률이 높아진다. 자연스럽게 사표가 최소화될 수 있다.
군소 정당이나 신생 정당도 의석을 획득할 공산이 커진다. 격감한 정당 지지율로 존폐 위기에 처한 정의당이 이번 헌법소원을 주도한 데는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중·대선거구제 전환을 지지한다. 원혜영 새정치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40%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국회의원 한 명이 100%의 대표권을 행사하고 여당도 한 석이라도 많으면 100%의 의사 진행권을 확보하려고 하는 ‘승자 독식’의 문제가 여러 폐해를 낳고 있다”며 “국회의원을 최소한 세 명 이상 뽑는 광역시나 기초 지역만이라도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중·대선거구제가 자칫 군소 정당의 난립으로 정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대신 득표율이 높은 지역구 낙선자 일부를 비례대표로 구제하는 ‘석패율’ 제도를 보다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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