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보낸 기고문에서다. 그동안 다수의 언론에서 쿡이 동성애자라는 주장을 펼친 적은 있지만 그가 스스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쿡은 “내가 직접 성 정체성에 대해 밝힌 적은 없지만 숨긴 적도 없었다”며 “동성애자로서의 삶은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동료들은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며,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우리의 일과 우정에 어떠한 변화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성 소수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우리 사회 비주류의 고민까지 경청할 수 있는 사려 깊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커밍아웃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나는 소박한 가정에서 태어나 주목받는 걸 좋아하지도 않았고, 사생활을 지키려고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애플이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회사이고, 그 회사의 수장으로서 나의 결정이 다른 사회적 약자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쿡이 동성애자라는 주장은 2011년 인터넷 매체 ‘고커’가 그에 대해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게이’라고 표현하면서 공론화됐다. 쿡은 지난해 아웃매거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LGBT 파워리스트’에 선정된 바 있다. ‘LGBT’란 레즈비언(L), 게이(G), 바이섹슈얼(B), 트랜스젠더(T) 등 성 소수자를 통칭한다.
쿡은 그동안 그의 성적 성향을 확인하거나 부정하지 않은 채 성적 소수자 차별에는 적극적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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