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ICT 기업, 신생 스타트업에서 혁신 기회 찾는다

입력 2014-10-31 07:00  

<ICT=정보통신기술>

LGERI 경영노트

이승훈 < 책임연구원 shlee@lgeri.com >



[ 마지혜 기자 ] 구글은 지난 8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서울에 ‘구글 캠퍼스’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런던(영국), 텔아비브(이스라엘) 등에서 운영 중인 구글 캠퍼스를 서울, 상파울루(브라질), 바르샤바(폴란드), 마드리드(스페인) 등에도 설립하겠다고 했다. 구글은 ‘구글 캠퍼스 서울’을 통해 아시아의 창업 허브(Startup Hub)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초기 창업자들에게 소프트웨어 기술 교육 및 사업화 지원을 하면서 초기 스타트업 기업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육성하고, 성공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도록 하는 멘토링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 또한 ‘MS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라는 자체 스타트업 육성 기관을 영국 독일 등 7개 지역에 걸쳐 설립하고 있다. MS는 이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 기업을 3~6개월간 집중적으로 투자·지원해 가능성 있는 기업을 단기간에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ICT 기업의 이런 움직임은 스마트폰 이후 혁신의 단초가 될 아이디어·기술을 찾기 위한 기업들의 전방위적 노력을 보여 준다. 최근 스마트폰을 둘러싼 기기, 소프트웨어, 서비스 산업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이들 기업은 종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초기 창업 단계에 있는 신생 스타트업 기업들로부터 새로운 혁신과 성장의 기회 및 가능성을 찾고 있는 것이다.

ICT 산업의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거대 ICT 기업들조차 과거와 같이 내부 연구개발(R&D)과 기업 인수합병(M&A)만으로는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을 맞이했다. 따라서 주요 ICT 기업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지만 성공 시엔 적은 투자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신생 스타트업 기업들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의 주요 기업은 일찍이 자체 벤처 캐피털을 통해 스타트업 기업들에 창업 자금을 지원하며 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금전적 지원은 스타트업 기업들의 기술 개발 및 성장에 대한 직접적 관여와는 달라 한계가 있다. 이에 기업들은 더 적극적으로 신생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관리하기 위해 자체 스타트업 Incubator·Accelerator를 설립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 기업들의 기술 검증 및 사업화 단계에 다양한 방법으로 관여하며 창업 초기 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가능성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조기에 발굴해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혁신의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의도다.

스타트업 기업들도 ICT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여와 지원을 필요로 한다. 과거와 달리 창업 초기에 필요한 자금의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고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다양한 투자 자금 확보 채널도 생겼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기업 입장에선 벤처캐피털 등의 금전적 투자자들에 대한 절박함은 줄어든 반면 자신들의 기술을 빠르게 구현하고 사용화 수준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지원을 더 바라게 됐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기술 구현에 성공했더라도 그것을 사업화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창업자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전공자들은 기술 사업화 과정에서 기술을 시장의 니즈에 맞게 가다듬고 목표 고객에게 정확히 마케팅하는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요 ICT 기업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은 신생 스타트업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향후 안정적인 사업을 위한 파트너 역할도 해준다.

이승훈 < 책임연구원 shlee@lger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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