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뉴 트렌드] 인건비 다이어트가 경쟁력…'잔일 손' 줄여라

입력 2014-11-03 07:00  

직원 덜 쓰는 아이템 골라
조리 단순화·메뉴 전문화
식권 발매기로 2~3명 절감



[ 강창동 기자 ]
경기 성남시 금광동 신구대 후문 근처에서 삼각김밥과 덮밥 체인점인 ‘오니기리와 이규동’ 신구대후문점을 운영하는 권인현 사장(42·여)은 56㎡(약 17평) 규모의 점포에서 월평균 순익 800만원을 올리고 있다. 투자비는 1억2000만원 정도 들었다. 한 달 매출이 2250만원임을 감안하면 순이익률이 36%로 꽤 높은 편이다. 이 점포의 경쟁력은 인건비 절감이다. 직원 1명과 아르바이트 1명 등 총 2명이 인력의 전부다. 권 사장은 아르바이트 직원이 없는 시간에만 근무한다.

○인건비가 점포 이익을 좌우

권 사장은 종전에 국내 유명 베이커리 전문점을 6년간 운영했다. 하지만 계속 늘어나는 인건비와 잦은 퇴직으로 인력 관리에 골머리를 앓다 지난 2월 업종을 바꿨다. 권 사장이 업종을 바꾸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직원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되는 아이템이었다. 주방과 홀 서빙이 간편한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 같은 권 사장의 생각에 부합하는 업종이 바로 ‘오니기리와 이규동’이었다. 주력 메뉴는 삼각김밥, 덮밥, 우동 단 세 가지다. 세 가지 종류의 메뉴지만 토핑이나 속재료를 바꿔주면 50가지 이상 다양한 메뉴가 만들어진다. 메뉴 자체가 일품 형태여서 다른 반찬이 필요하지 않다. 모든 메뉴는 2~3분 안에 신속히 조리된다. “처음에는 조리나 점포 운영이 너무 쉬워 장사가 잘될까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만 주인이 없어도 점포가 잘 돌아가니 가까운 상권에 점포를 하나 더 낼 생각입니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인건비다. 불황의 여파로 매출은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인데 점포임대료와 식자재비,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있다. 일본의 경우 홀 서빙 없이 한두 명 정도의 주방 인원으로만 운영되는 음식점이 많다. 하지만 한국은 33㎡ 이하의 점포에서도 주방 2명, 홀 2명 등 최소한 4명은 있어야 운영이 가능한 식당이 대부분이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음식을 선호하면서도 고객이 직접 음식을 갖다 먹고 빈 그릇을 반납하는 셀프 서비스를 싫어한다. 이런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경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은 인건비뿐이다. 인력을 줄이는 방법은 주방을 혁신하고 메뉴를 전문화해 서빙이나 설거지 등 잔일을 최소화하는 수밖에 없다.

○카운터 없는 아이템 잇따라

일본에 가면 식권 판매기가 있고 바(bar) 형태의 테이블만 있는 소형 음식점을 흔히 볼 수 있다. 고임금을 극복하기 위한 식당 설계방식이다. 한국도 이제 이런 식당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서울 홍대앞 상권에 있는 한식 프랜차이즈 ‘니드맘밥’은 주방 인원 4명으로 운영된다. 카운터도 없고 홀 서빙 인력도 없다. 홀은 바 형태의 테이블로 꾸며져 한 사람씩 옆으로만 앉을 수 있다. 2인석이나 4인석은 전혀 없다. 카운터 인력은 매장에 설치된 식권발매기가 대신한다. 식당에 들어와 식권발매기를 통해 주문하고 주문표를 식탁 위에 올려 놓으면 1~2분 내에 주문한 메뉴가 제공된다. 덮밥 형태의 메뉴 10여가지를 주문할 수 있다. 반찬류는 단 두 가지만 나온다. 휴지와 물도 셀프 서비스다. 가격은 4000~4500원으로 저가 도시락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대학상권에서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역전우동’은 2명이 운영하는 우동집이다. 이곳에서도 식권발매기를 통해 주문하고 바 형태의 테이블 형태로 매장을 꾸몄다. 홀이나 카운터 직원이 필요없다. 메뉴도 간단하다. 우동 열 가지, 밥 세 가지, 튀김 메뉴 세 가지가 전부다. 강병오 중앙대 창업대학원 겸임교수는 “주방과 손님 좌석이 바로 연결되는 바 형태의 매장 설계와 식권판매기 등을 활용하면 최소한 2~3명의 인력이 절감된다”고 조언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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