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유통업체, 美 모바일 '결제 전쟁'

입력 2014-11-04 07:00  

카드사 제휴한 애플페이 맞서
유통업체 내년 '커런트C' 도입

수수료 둘러싼 갈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번져



[ 김태훈 기자 ]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주도권을 놓고 미국에서 큰 싸움판이 벌어졌다. 모바일 결제 시장의 포문을 연 곳은 애플이다. 아이폰6 출시와 함께 카드사와 연합해 지난달 20일부터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복병을 만났다. 컨소시엄을 꾸려 내년부터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나설 유통업체들이 애플페이를 거부하고 나섰다. 높은 수수료를 받아가는 카드사에 반발해 별도 합작법인을 세운 유통업체들의 행보가 결제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페이 vs 커런트C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72시간 만에 이용횟수 100만건을 돌파했다”고 소개했다. 구글 월릿을 포함, 그동안 출시된 다른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성과를 합친 것보다 많은 이용실적이다.

애플페이의 장점은 주요 은행과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같은 카드 회사들과 손을 잡은 것이다. 신용카드 구매를 기준으로 80% 이상을 점유하는 막강 연합이다.

초반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지만 허점도 노출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사용자 중 애플페이로 결제한 1000여건 거래에서 이중 결제 피해가 생겼다. 만만치 않은 적수도 나타났다. 대형 약국체인 CVS와 라이트 에이드 등이 애플페이에 대한 거부 움직임을 보였다. CVS헬스는 미국 내 7700여곳의 매장, 라이트 에이드는 4570여곳의 매장을 갖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다. 이들이 애플페이를 지원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유통업체들의 연합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포함한 미국 14개 대형 소매업체는 2012년 MCX라는 합작회사를 세웠고 내년부터 ‘커런트C’라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MCX에는 월마트, 베스트바이, K마트 등 5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11만개 매장에서 연간 1조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전체 소매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카드·유통업체 수수료 갈등이 배경

유통업체들이 커런트C라는 자체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개발한 것은 수수료를 둘러싼 신용카드 업체와의 갈등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 커런트C의 기술 방식에서도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난다. 우선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하는 애플페이와 달리 2차원 바코드 기술을 이용한다. 보안성에서는 약점을 보일 수 있지만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결제 방식도 다르다. 애플페이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등 미국 3대 신용카드업체를 통해 결제를 진행한다. 하지만 커런트C는 사용자 계좌에서 바로 돈을 출금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이 확산되면 그동안 카드사에 줘야 했던 수수료를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스마트폰업체, 은행, 카드, 유통업체 등 결제와 관련된 복잡한 이해관계자를 연결해야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다. 상용화 측면에서 애플페이가 미국 시장에서 기선을 잡았지만 서비스 확산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포레스트 리서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시장 규모가 2012년 128억달러에서 2017년 9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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