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용인하지 않는 문화…창조경제 시대엔 毒 될수도"
[ 임기훈/이현진 기자 ]
국내외 교육전문가들은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정답 찾기’와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창조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창업을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고 기업가 정신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일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세계은행 교육혁신 심포지엄’에서 나온 지적들이다. ‘창조경제와 교육혁신’을 주제로 한 특별좌담회에 참석한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체리 세링 킷칭 홍콩 교육부 차관, 클라우디아 코스틴 세계은행 교육국장,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이유미 엄청난벤처 대표 등 국내외 교육전문가들은 창조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창의인재 육성 방안에 관해 다양한 논의를 했다.
참석자들은 우선 한국 교육의 문제점으로 ‘정답 찾기’를 중시하는 문화를 꼽았다. 이민화 이사장은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낸 대기업 주도의 성과와 열심히 공부해야 하지만 실패는 용인하지 않는 문화가 창조경제 시대에서는 오히려 독이 된다”며 “답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제시하는 인재를 만들기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미 대표는 “창의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답 찾기에만 집중할 뿐 ‘왜 이것을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없는 교육이 계속되고 있어 우리 사회에서 창의교육의 한 결과물인 창업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교육이 좀 더 여유를 갖고 다양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코스틴 국장은 “도전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이를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하며 교사들도 학생이 실패해도 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학생들이 자율성을 갖고 공부하는 문화를 만들고 창의성을 발현하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킷칭 차관은 “균형 잡힌 교육을 한다면 암기교육도 나쁜 것이 아니다”며 “예컨대 패턴인지능력은 연습을 계속하고 암기를 통해서만 길러지는 역량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기계적인 학습과 더불어 여러 다른 측면의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창업 교육과 기업가 정신 교육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이사장은 “창업 교육이 어렵다면 기업가 정신 교육은 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중·고교 과정에서 창업을 경험해 보는 이른바 ‘창업 백신’을 맞으면 창의인재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기훈/이현진 기자 shagger@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