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인권 ICC 회부' 논의 본궤도 진입했다

입력 2014-11-07 07:42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인권 유린 책임자 제재를 위한 유엔의 논의가 본궤도에 진입했다.

유엔총회 3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42차 회의를 열고 유럽연합(EU)으로부터 북한 인권 결의안을 제출하게 된 취지와 주요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EU를 대표한 이탈리아의 에밀리아 가토 일등참사관은 "유엔 총회는 지난 10년 동안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함으로 조직적으로 벌어지는 인권 침해에 대해 우려했다"면서 "하지만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북한의 인권 침해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들이 고통받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도록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북한 인권 결의안은 EU와 일본이 공동으로 초안을 작성한 뒤 40여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서명해 지난달 22일 3위원회에 제출됐다.

이날 EU 대표의 제안 설명이 끝남에 따라 3위원회는 이달 중에 결의안을 채택해 총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유엔 총회는 2005년 이후 매년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해 왔지만 올 해 제출된 결의안은 이전보다 훨씬 강도 높은 내용을 담고 있다.

유엔 총회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를 제출해 안보리가 COI의 권고대로 북한 인권 상황을 ICC에 회부하고 북한 인권 유린에 가장 책임 있는 사람들을 제재하자는 내용이 들어 있다.

지난해 채택된 결의안이 모든 정치범 석방, 강제 북송 탈북민 처우 개선, 인권상황 공개 등을 촉구하는 데 그쳤던 것과 대비된다.

결의안에 강도높은 내용이 포함되자 북한은 총력 저지에 나서고 있다.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더 이상 대화는 없다'며 국제사회에 경고하는 한편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스타브로스 람브리니스 EU 인권특별대표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며 유화책도 동원하고 있다.

공식 입장을 밝히는 마지막 기회인 이날 회의에서도 북한은 결의안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대표부의 김성 참사관은 "다루스만 보고관과 람브리니스 특별대표의 방북을 허용하는 등 북한은 국제사회와 협조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면서 "그런데도 결의안 채택이 강행된다면 예상 못 한 결과가 나올 것이며, 유럽연합과 일본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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