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 전 아동 보육비 무상 지원(누리 과정)과 무상급식 예산 편성을 둘러싼 중앙정부 대 지방정부·교육청의 현장 갈등이 '여의도 정치권'으로 옮아붙고 있다.
여당은 정부 편에서, 야권은 지방정부와 교육청 편에서 일종의 '대리전'을 치르는 성격도 띠고 있다.
당정은 무상 보육비와 급식비를 법에 정해진 원칙대로 지방 정부와 교육청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했지만, 야당과 지방정부·교육청은 정부가 부족분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 직결된 문제인데다 양측의 국정 철학, 정체성, 지지 기반, 정국 주도권 향배 등과도 밀접하게 맞물린 부분이어서 이번 주 내내 양보 없는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 만한 성격의 문제도 아니어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도 이를 둘러싼 격론이 계속될 확률이 높다.
특히 야당은 무상 복지 예산의 지방 부담 방침을 '대선공약 파기'로 규정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하는 동시에, '박근혜표 예산' 5조 원가량을 삭감해 생기는 재원을 무상보육·급식 예산으로 전용한다는 복안도 세웠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방의 복지 재정에 중앙정부 예산을 법에 정해진 한도를 넘어 지원할 수 없다는 원칙이 확고해 여야 간 대립이 극한 충돌 양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당정은 지방정부와 교육청이 무상 보육 예산을 부담할 재원이 없다면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지방채 한도를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방정부와 교육청, 야당은 이를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경제 활성화와 서민경기 부양을 위해 편성한 '슈퍼 예산'에 대해서도 야당은 강력한 수정 방침을 밝히고 있어 전선이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새정치연합 측은 "쓸데없는 부자감세 예산, 지방재정 파탄 예산을 줄이면 이를 누리 과정과 무상급식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다"며 무상복지 예산 문제와 중앙정부 예산 문제를 연계하고 있다.
야당이 요구하는 이른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 국조'도 무상복지 문제와 뒤엉킬 조짐이 엿보인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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