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훈 기자 ] 한·일 회담에 앞서 중·일 정상이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한·중 간의 대일(對日) 역사 문제를 통한 외교 공조에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지난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번 주 베이징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에 정상회담을 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양국 간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군사적) 위기관리 메커니즘을 만들고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관계의 정치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약간의 인식 일치를 봤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이 일본 측에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자제를 강하게 요구했고 이를 양국이 구두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센카쿠열도 문제와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한 합의 모두 일본이 중국의 요구에 굴복한 모양새가 됐다”며 “중국이 발빠른 실리적 행보를 보인 반면 한·중 간의 역사 공조가 그만큼 힘을 잃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7월3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재검증 등으로 우경화하는 일본을 비판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일본 측의 정상회담 요구를 위안부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가 없다는 이유로 수차례 거절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당장 경색돼 있던 중·일관계가 풀리고 한·중 역사 공조가 깨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반면 국제사회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압박하는 움직임이 거세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