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타결 이후] 관세율 높은 냉장고·에어컨, 中 내수시장 공략 '첨병'으로

입력 2014-11-11 20:43   수정 2014-11-12 04:13

공산품 양허안 주요 내용

안경렌즈·가정용 정수기 등 성장성 '부각'
화장품·샴푸 등은 관세 인하 효과 '미미'



[ 김재후 기자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제조업 분야 개별 품목에 대한 양허(개방)안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한·중 FTA에서 타결된 일부 공산품 양허안을 발표했다. 같은 업종이라도 개별 품목마다 양허안이 다르다는 게 이번 한·중 FTA의 특징이다.

○일반품목

한·중 FTA가 발효되면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은 한국 5823개, 중국 1258개로 집계됐다. 즉시 철폐 상품의 비중은 한국(전체 상품 9674개)이 60.2%에 달했으며, 중국(전체 상품 6542개)은 19.2%였다.

중국이 한국산 공산품에 대해 관세 즉시 철폐나 10년 내 관세를 철폐하는 품목은 대개 수출액이 많지 않은 품목들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 가능성이 그만큼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기준으로 중국에 42억달러를 수출한 제트유는 현재 9%의 관세율이 발효시 즉각 사라진다. L형강과 3㎜ 이하의 스테인리스열연강판도 마찬가지다. 현재 관세율은 각각 3%, 4%다.

항공기 부품 유선통신기기 반도체제조장비 등 1589개 공산품에 대해선 5년 내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이 중 항공기 부품과 반도체제조장비는 관세율이 10%로 높은 편이고, 유선통신기기 부품은 관세율이 2%다.

냉장고 에어컨 에틸렌 냉연강판 LCD패널 여성 코트 및 재킷 등 1849개 품목은 관세가 10년 내 사라지는데, 현재 적용관세율이 높아 수혜가 예상된다. 냉장고는 크기에 따라 10~15%이며, 에어컨은 15%다. 정부는 이 품목들의 관세를 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거대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품목이라는 점에서다. 현지 생산공장이 없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민감품목

FTA 발효 후 관세를 15년에서 20년 사이에 없애는 민감품목엔 안경렌즈 등이 포함됐다. 안경렌즈는 2012년 3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는데, 20%에 달하는 관세율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15년 내 관세가 단계적으로 떨어지면 한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년 내 관세가 사라지는 가정용 정수기도 현재 적용되는 관세율(25%)이 높아 시장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현재 관세율이 각각 6%, 8%, 6%인 나프타 아스팔트 윤활기유 등 석유화학제품도 15년 내 관세 철폐 품목으로 타결됐다. 세 품목의 2012년 대중(對中) 수출액은 총 27억9000만달러다.

○초민감품목

같은 석유화학제품이라도 파라자일렌 테레프탈산 에틸렌글리콜 등은 초민감품목 중 양허제외 품목으로 지정됐다. 따라서 FTA 발효 후에도 현재 2%, 6.5%, 5.5%인 관세율은 변함 없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 세 품목의 2012년 기준 대중 수출액은 5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굴삭기와 자동차 등도 아예 양허 제외 품목이 됐다. 자동차의 관세율은 25%이며, 굴삭기는 8%다. 현재 관세율이 10%인 레이저프린터도 양허 대상에서 제외돼 FTA 발효 후에도 대중 수출 환경은 변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초민감품목 중 관세 부분 감축 대상으로는 리튬이온축전지(현재 관세율 12%) 선박용엔진(5%) 음향기기부품(10.5%) 스킨케어 화장품(6.5%) 샴푸(6.5%) 린스(10%) 등이다. 품목에 따라 관세율 1~10%는 1년 이내, 10~20%는 5년 이내에 관세율이 떨어지도록 합의됐다.

■ 700弗

FTA가 체결되면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교역 상대국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는 원산지증명을 해야 한다. 한·중 FTA에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는 기준은 700달러로 결정됐다. 한·미 FTA의 기준선은 1000달러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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