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 1명도 해고하지 않아
장기투자가 대학기금 경쟁력
[ 박동휘 기자 ]
“금융위기 때 자산 25%가 줄어들고, 닷컴버블 때는 수익을 60%나 낸 적도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투자의 원칙을 지킨 게 수익을 올린 힘입니다. 좋은 상품을 고르며 10년 20년 뒤의 수익률을 그려보는 게 참 재밌습니다.”
19년간 듀크대 기금을 책임져 온 톨먼 트래스크 부총장은 “올해 낸 수익률 20.1%가 아니라, 해마다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낸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기금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1995년에 처음 듀크 부총장직을 맡았을 때 운용 자산이 8억달러였다. 1997년 18억달러에서 2008년에 61억달러로 늘었다가 올해 70억달러까지 올랐다. 금융위기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갔다.”
▷그래도 하버드대 등에 비하면 작은 편인데.
“덩치가 작은 게 유리한 점도 있다. 금융위기 때도 충격이 덜했다. 하버드 등 대형 대학기금들은 아직도 2008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듀크대도 금융위기 때 손실이 크지 않았나.
“그 해에 전체 자산의 25%가 허공으로 날아갔다. 2008회계연도에 61억달러였던 기금이 2009년엔 44억달러로 급감했다.”
▷어떻게 대처했나.
“당장 대학에 지원할 돈이 급했다. 듀크대 병원 의료진 월급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위기였다. 거래 은행이던 와코비아은행이 파산하는 바람에 유동성 위기가 더 심했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비과세 채권을 5억달러어치 발행했다. 미국의 대학들은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데 듀크는 ‘AA+’이다. 하버드 같은 ‘AAA’ 등급과 조달 비용 차이는 거의 없다.”
▷자산을 팔지 않고 돈을 빌린 이유는.
“듀맥은 5년, 10년 단위의 장기 수익률 목표를 세우고 운용한다. 시장이 급변한다고 해서 자산을 헐값에 팔 수는 없는 노릇이다. 17억달러를 날렸어도 나를 비롯해 운용 책임자 어느 누구 하나 해고되거나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채권 시장에서 조달한 5억달러는 18개월 만에 모두 상환했다.”
▷기금 운용에서 다른 곳과 다른 점은.
“주식, 채권 외에 유동성은 떨어지지만 수익률은 높은 대체 자산들에 최대한 분산 투자하는 예일대의 모델을 따르고 있다. 예일대와 차이점은 듀크가 좀 더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9% 정도를 미 국채 등 채권에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용으로 투자하고 있다.”
▷듀맥 인원은 몇 명인가.
“15명이다. 운영 비용은 전체 자산 대비 0.12% 정도다. 좋은 위탁 운용사를 고르는 일이 우리의 주요 역할이다.”
더럼=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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