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선 기자 레알겜톡] 관심은 00을 춤추게 한다.

입력 2014-11-13 10:03   수정 2014-11-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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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다. 제목만으로도 칭찬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는 책이다. 칭찬 한 마디로 '우리 아이'가 달라지기도 하고, 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는 지옥견이 애교쟁이로 바뀌기도 한다.</p> <p>지난 11월 7일과 8일,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개최한 '블리즈컨 2014'에서 기자는 칭찬의 힘을 실감할 수 있다. 더 정확히는 '관심'의 힘이다. 이번주 레알겜톡에서는 관심의 힘이 어떻게 유저와 개발자, 그리고 기자까지 춤추게 했는지 소개하겠다.</p> <p># 관심은 유저를 춤추게 한다. </p> <p>자신의 좋아하는 일을 찾아 춥고 배고픈 인턴 생활을 시작할 때, 가장 힘 빠지는 말 중 하나가 '너가 좋아서 하는 일이잖아'라는 것이다. 물론 좋아하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지만, 힘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태도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p> <p>유저에게 비슷한 상황을 생각한다면, 게임에 대한 피드백이 아닐까 생각된다. 대개 게이머들은 자신이 플레이하는 게임에 대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버그가 있다거나, 오토가 있다거나, 밸런스가 안 맞는다는 등.</p> <p>그런데 만약 피드백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면 어떨까? 게임사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유저들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아마 유저는 거친 생각을 고객센터에 쏟아내고, 불안한 게임 종료를 할 것이며, 게임사는 '그걸 지켜보는 너'가 될 것이다. 유저와의 소통은 참으로 전쟁 같은 것이다.</p> <p>
하지만 블리즈컨에서 유저는 자신의 피드백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었다. 직접 시연을 통해서도 알 수 있고, 패널 토론에서는 개발자들이 어떤 생각으로 게임을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유롭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p> <p>베타테스트 중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새로운 영웅 '길 잃은 바이킹'도 , 헷갈리는 맵이 수정된 것도, 여러 가지 경로로 받은 유저들의 피드백이 바탕이 된 것이다.</p> <p>게임사가 너무 유저들에게 휩쓸리며 주관이 없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피드백 반영은 유저에게 '난 너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진심어린 관심은 유저를 춤추게 할 수 있다.</p> <p># 관심은 개발자를 춤추게 한다. </p> <p>블리즈컨은 실로 대단한 규모다. 2만 5000여명의 관중들이 20만원에 가까운 입장료를 지불하고 행사장에 찾아온다. 물론 표는 금방 매진된다. 표를 구하지 못한 유저는 60여개국에서 온라인으로 현장을 지켜보는데, 이 수는 수백만 명이다.</p> <p>지난해까지만 해도 애너하임 컨벤션센터 4개홀을 사용했다. 올해는 아레나까지 포함해 모든 홀을 사용했다. 덕분에 3층이나 되는 끝내주는 e스포츠 경기장을 마련할 수 있었다. 유저들은 빈틈없이 이곳을 채웠다.
</p> <p>기사를 읽은 독자 한 명만 만나도 뿌듯한데, 2만 5000명의 팬들과 가득 찬 e스포츠 경기장을 바라보는 기분은 어떨까? 또 자신이 디자인한 게임의 코스튬 플레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유저들의 모습을 볼 때 무슨 느낌일까?</p> <p>블리즈컨 기간 내내 개발자들은 행사장을 지켰다. 손이 닳도록 사인을 해주고, 목이 터지도록 유저들과 이야기했다. 폐막 직전까지 사인을 해주는 개발자들의 얼굴은 피곤한 기색 하나 없었다. 유저 한 명 한 명에게 다정하게 질문하고, 농담을 건넸다.
</p> <p>크리스 멧젠 부사장의 경우, 어딜 가든 기자를 따라오는 '달(Moon)' 같았다. 미디어 인터뷰뿐만이 아니라, 패널 토론까지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더이상 체력이 아닌 정신력의 문제다. 뜨거운 유저들의 관심은 개발자들을 춤추게 했다.</p> <p># 관심은 기자를 춤추게 한다. </p> <p>블리즈컨은 기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매번 이슈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숨쉴 틈없이 이어지는 인터뷰와 행사로 '즐거운 지옥'을 경험하는 최적의 행사다. 한국에서는 보통 20여명의 기자가 가고, 미국에서만 100여명, 전세계적으로는 400명 정도의 기자들이 참석한다. 불꽃 튀는 속보 경쟁 속에서 기사 역시 국수 뽑는 기계에서 국수를 뽑아내듯 쭉쭉 쏟아진다.
▲ 개막식 전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세계 각국의 기자들
</p> <p>블리즈컨 둘쨋날, 기자는 설레는 일을 경험했다. 양덕(서양 오덕후)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현장 사진을 찍고 있던 기자에게 한 남자가 다가왔다. 'Are you Korean?(한국인이세요?)'라고 물어본 그는 누가 봐도 한국인이었다. '아 이것이 바로 미국에서 켜지는 그린라이트(남녀의 강력한 호감)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모르는 척 웃으며 맞다고 대답했다.</p> <p>이에 그는 '어떤지 한국인 같았다'며 '블리즈컨에는 어쩐 일이냐'고 물어 취재차 왔다고 했다. 그러자 '지난해에도 왔었냐'고 묻길래 맞다고 하니, '혹시 입사 8개월만에 블리즈컨 갔다고 신났던 기자냐'고 물어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그 넓은 블리즈컨 현장에서 '눈밝은' 레알겜톡 독자를 만난 것이다.</p> <p>최근 기자는 레알겜톡의 소재 고갈과 드립(순간적인 재치, 즉흥적 발언) 부진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 한마디는 '가뭄 속 달콤한 단비' 같았다. 지난해에도 블리즈컨에 왔다는 그와 비록 그린라이트는 아니었다. 하지만, 바다 너머 만리 타국에서 '기사를 잘 읽었다'는 칭찬 한 마디가 순식간에 피로를 날려버리고 기자를 다시 신나게 춤추게 했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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