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 롯데자이언츠대표 "깊이 사죄,환골탈태하겠다"

입력 2014-11-13 13:39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이창원 신임 대표이사는 취임사 첫머리부터 롯데 팬들에게 사과의 말부터 올렸다.

이 대표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현재 우리 구단은 사상 유례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기대 이하의 성적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잡음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팬들께 큰 상심을 안겼다"면서 "저를 비롯한 프런트 전 임직원과 선수단은 깊이 사죄하고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에 없던 내홍', '사상 유례없는 위기', '사회적 물의' 등의 표현을 동원했으나 이번 사태의 본질인 원정 숙소 내 폐쇄회로(CC) TV 사찰 논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구단 전체의 팀워크가 흐트러지고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 주변 탓만 하는 치졸한 행태를 보여 팬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면서 "저를 비롯한 프런트 적 직원과 선수단은 팬들에게 깊이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프런트가 현장을 지원하는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프런트는 현장 최고 전문가인 감독과 코치진의 결정과 선택을 존중하고 믿음을 가져야 한다"면서 "저 역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감독을 비롯한 현장 스태프들의 결정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선수들에게도 공인으로서 경기장 안팎에서 프로선수다운 모범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의 구단 운영계획으로 우선 선수육성에 힘을 쏟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스카우트 방식의 개선 등 투자를 확대해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춘 구단으로 리빌딩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선수 육성팀을 새로 구성해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에 불신의 벽이 생기지 않도록 현장 소통을 강화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팬들과의 소통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고객 중심의 구단이 되도록 체질개선을 해나가겠다"면서 "야구장 고객편의시설 개선은 물론 볼거리, 즐길 거리 개발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취임식 뒤 이윤원 단장, 이종운 감독, 주장 박준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머리 숙여 사죄했다.

그는 "CCTV 건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부분이 파악됐다.

조사 내용을 떠나서 해서는 안될 행위였다"면서 "동기가 어떻든 간에 방법이 비상식적이며 문제가 있다.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가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원인으로 CCTV 사찰 논란 이외에도 소통 부재를 지적한 이 대표는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의 창구를 단일화시켰다.

선수단을 대표하는 감독과 프런트를 대표하는 단장 이외에는 프런트가 개별 선수와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프런트는 선수단 지원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석한 이윤원 단장 역시 "프런트가 선을 넘어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구단의 실질적인 총책임자인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자신에게 많은 부분을 일임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서 자신이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저에게 많은 부분을 일임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면서 "제가 책임지고 많은 부분을 진행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명사태로까지 비친 선수단의 단체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이 대표는 "선수단의 단체행동은 프런트에서 촉발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선수들 진짜 순진하고 운동만 하는 분들이다.

관여하게 한 것 자체가 프런트의 책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책임을 물을 생각이 없다.

이번 기회에 반성을 하고 새로운 각오로 처신하는 모습을 보이면 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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