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지 줄기를 기다리는 지연작전 vs 매각가격 떨어져 고민
이 기사는 11월13일(04:1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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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기업 정상화' 정책에 따라 2017년까지 2조7003억원의 해외자산을 매각키로 했던 한국석유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매각작업을 늦추고 있어 부채감축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페루의 유전개발회사 사비아 페루(Savia Peru)의 매각작업을 지난 8월까지 완료할 방침을 세우고서도 아직 예비입찰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비아 페루는 석유공사가 2008년 콜롬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에코페트롤과 함께 지분 50%씩을 공동으로 인수한 회사다. 미국 앙코르 광구와 함께 석유공사가 처음으로 성사시킨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거래였다. 하지만 실적부진에 시달리자 인수 6년 만에 되팔기로 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정부가 공기업 부채감축을 몰아붙이던 올 초만 하더라도 석유공사는 사비아페루 매각을 8월말까지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정한 시한이 3개월 가량 지났지만 투자설명서(IM)를 보낸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M이란 인수에 관심있는 후보회사들에 매각회사의 재무정보 등을 담은 설명서다. M&A의 초기작업인 IM발송부터 예비입찰과 본입찰 등을 거쳐 거래를 마무리하는데까지는 최소 3~4개월여가 걸린다. 연내 매각은 물건너 갔다는 의미다.
IB업계에선 사비아페루 매각이 늦어지는 이유를 석유공사의 '시간벌기'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자체적인 부채감축계획을 보고했지만 대부분의 공기업들이 정권초기 2~3년만 버티면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비아페루의 매각가격이 크게 떨어져 석유공사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비아페루의 최초 인수가격은 4억5000만달러였다. 하지만 석유공사가 유가변동에 따른 추가 인수대금 지급을 약속하면서 1억5100만달러가 추가돼 최종 인수가격은 6억5100만달러(약 6900억원)로 불어났다.
인수 이후에는 공동경영자인 콜롬비아 에코페트롤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해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인수후보도 많지 않아서 손해를 보지 않고는 팔기 어려운 매물"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2009년 4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캐나다 정유회사 하베스트사도 팔기로 했지만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져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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