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ws] 유튜브, 스트리밍 서비스 '초읽기'…음반시장 지각변동 올까

입력 2014-11-14 18:10  

음악 아직도 다운로드하세요?


[ 김보라 기자 ]
구글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2000여곳의 저예산 독립음반사(인디 레이블)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1일 보도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디지털 음원을 PC나 MP3플레이어 등에 내려받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서비스다. 유튜브는 수주 내에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튜브는 올초 소니와 워너, 유니버설 등 3대 메이저 음반사와 제휴를 맺고 프리미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디 레이블 판권 대리회사인 멀린과의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그동안 전속 제작사나 배급사가 따로 없었던 인디 레이블은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홍보하고 배급사를 구해왔는데, 유튜브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 배급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음악은 자동 차단되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멀린과의 협상 과정에서 인디 레이블에서 제작한 아델, 악틱몽키스 등의 뮤직비디오를 사이트에서 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50억달러 음악 시장 ‘지각변동’

유튜브가 라이선스 계약으로 음악서비스 유료화의 장을 마련하면서 음악 시장은 또 한번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 디지털 음악 서비스 시장은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다.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 보급이 확산되면서 월정액 요금을 낸 사이트에 바로 접속해 음악을 감상하는 추세다. FT는 “레코드판(LP)에서 카세트 테이프로, CD에서 MP3파일로 전환됐던 것처럼 이제 스트리밍의 시대가 왔다”고 전했다. 전환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스트리밍 시장에선 스웨덴 스타트업 ‘스포티파이’를 비롯해 프랑스의 ‘디저’, 애플 ‘비츠뮤직’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FT는 “월 10억명에 달하는 유튜브 이용자들이 월 9.99달러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하면 회원들로부터

거두는 수익이 한 해 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음악 시장 규모는 150억달러(약 16조4000억원)다.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디지털 음악 시장 규모는 32억달러로 지난해보다 4.9% 감소한 반면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시장은 8억5900만달러(약 9500억원)로 약 28% 성장했다. 2007년 전체 디지털 음악 시장의 3%였던 스트리밍 서비스 비중은 올해 27%로 늘었다.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지난해보다 57%나 성장했다. 반면 애플 아이튠즈 등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판매액은 지난해보다 12% 줄어든 13억달러였다. FT는 “사람들은 음원 한 곡당 돈을 지급하는 방식보다 월정액제 방식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복고열풍에 LP 인기…英서 100만장 판매

스트리밍 업계의 선두 주자는 1000만명의 유료 가입자, 3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스포티파이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유럽 시장 매출이 처음으로 애플 아이튠즈의 매출을 넘어서면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대니얼 에크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는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는 사람들이 음악에 정당한 돈을 지급하도록 유도하고 있고, 이 산업이 성장할수록 음악인들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불법 복제를 줄이는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나오는 수익은 음악인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얼마 전 미국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의 앨범 판매를 늘리기 위해 스포티파이에 있는 자신의 노래 음원을 모두 삭제해 버리는 등 초강수를 뒀지만 오히려 그를 비난하는 여론이 더 많다고 FT는 지적했다.

스트리밍의 고성장에 대한 반작용도 있다. 음악 마니아들의 복고 감성을 자극해 과거에 인기를 끌던 LP, CD가 고가에 팔려나가고 있다. 영국에서는 올 들어 LP 판매량이 100만장을 넘어설 전망이다. 1996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80만장의 LP가 팔려나가면서 지난해 연간 판매량(78만674장)을 넘어섰다.

영국에서 고성장하던 LP 시장은 1982년 CD 등장 이후 위축되기 시작했다. 휴대하기 쉬운 CD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반 마니아 사이에서 2008년부터 ‘레코드 스토어 데이’가 시작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매년 4월 셋째주 토요일 영국 전역의 240개 레코드 가게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음반 특별 판매와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유명 가수들도 이날을 위해 3000~5000장 정도의 한정판 LP를 제작한다. 올해도 데이비드 보위, 오아시스, 너바나 등의 한정판 LP가 판매됐다. 2007년 20만5000장까지 떨어졌던 LP 판매량은 이 행사가 시작된 이후 매해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보라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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