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락 충격에 요동치는 LNG시장

입력 2014-11-14 20:47   수정 2014-11-15 06:10

WTI 값 75弗 아래로…LNG는 한달 만에 8% 떨어져

韓·日 등 수입국 '웃고' 카타르 등 생산국 '울고'
호주 대규모 LNG 개발 프로젝트 중단 위기



[ 이심기 기자 ]
국제 원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유가와 연동된 LNG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국과 수입국 간 희비가 교차하고, 채산성이 악화된 LNG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2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2.97달러(3.85%) 급락한 74.21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2010년 9월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런던선물거래소(ICE)에서 이날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 가격도 2.46달러(3.06%) 하락한 배럴당 77.92달러를 기록, 4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국제 원유 가격이 지난 6월 중순 배럴당 115달러에서 4개월여 만에 80달러 밑으로 30% 이상 추락하면서 LNG 시장도 급격히 영향을 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동아시아 LNG 가격은 지난달 1MBtu(물 100만파운드 온도를 표준기압하에서 화씨 1도만큼 올릴 수 있는 열량)당 15달러에서 최근 11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아시아에 공급되는 LNG 가격은 세계 최대 소비국인 일본 수입원유가격(JCC)과 연동돼 있다. JCC는 세계 3대 원유 중 하나인 두바이유 가격이 기준이 된다. 따라서 유가가 떨어지면 시차를 두고 LNG 가격 역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한 달간 JCC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아시아 LNG 가격은 8%나 떨어졌다.

지난달 말 전격적인 양적 완화 확대를 실시한 일본은 LNG 가격 하락이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가격 상승분을 상쇄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반면 최대 생산국인 카타르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호주, 나이지리아 등 주요 생산국의 수출액은 급감하며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LNG 가격 하락은 미국과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싱가포르 컨설팅업체인 트라이젠 인터내셔널의 토니 리건 컨설턴트는 FT에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일 때 원유와 연결된 LNG 공급가격은 미국 내 주요 가스거래 허브에서 책정된 가격과 거의 비슷하다”며 “2012년에는 가격 차가 1MBtu당 7달러까지 벌어져 ‘값싼’ LNG에 관심이 몰렸지만, 최근엔 유가 하락으로 격차가 2달러 미만으로 좁혀지면서 미국에서 관심이 크게 시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도 최근 중국 정부와 연간 380억㎥의 천연가스를 30년 동안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급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장기적 LNG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호주 언론은 퀸즐랜드 인근 해상에서 진행 중인 7건의 LNG 개발 프로젝트가 유가 하락으로 경제성이 떨어지면서 시작조차 못하고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건당 185억달러에서 247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LNG 개발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경우 연간 8500만t의 LNG를 생산, 수출하려는 계획이 무산되면서 호주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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