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규제산업인 금융의 M&A는 제조업체 간 합병과 달리 고객보호, 금융안정 등 고려할 사항이 적지 않다. 인가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손보사 인수는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중대 변화가 못된다. 경영판단에 해당되는 사안에 제동부터 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경영이 걱정돼 말리겠다는 식이라면 금융당국이 마치 모든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거느린 지주회사처럼 행동하는 꼴이 된다.
KB가 손보사를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못 내고는 경영진의 능력이자 책임일 뿐이다. 손보사들이 주로 대기업 계열사 간 연계영업 위주여서 KB가 인수해도 영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부적절하다. 손보사가 연계영업에 안주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문제다. 더구나 복합점포를 통해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권장하는 게 금융위다.
금융위가 KB의 지배구조 불안을 이유로 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배구조 혼란의 가장 큰 책임은 다름 아닌 금융당국에 있지 않는가. 금융지주의 은행 편중이 문제라면서 비은행 금융회사 인수를 막는 것도 모순이다. 금융위가 인수에 제동을 건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지만 ‘금융의 삼성전자’가 못 나오는 이유는 분명하게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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