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2030 "애인 있지만 결혼은 부담"

입력 2014-11-14 21:03  

보건사회硏 세미나

남자 50%·여자 33%
결혼자금이 최대 걸림돌



[ 고은이 기자 ]
한국 청년 2명 중 1명은 현재 교제 중인 사람과 결혼하는 데 장애가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자금 부족 등 경제 문제가 대표적인 장애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사회보장학회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한국사회 저출산, 해법을 찾는다’ 세미나에 따르면 현재 애인과 1년 이내 결혼하는 데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층 비율이 남성 50.7%, 여성 49.0%였다. 장애 요인으로는 결혼자금(남성 50%, 여성 33%)과 결혼생활을 위한 주거(남성 19%, 여성 16%) 문제가 꼽혔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20~30대 남녀 120명의 현장 투표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집 마련 중 몇 가지를 포기하며 살고 있느냐’는 질문에 2개를 포기했다는 사람이 29.0%, 1개를 포기했다는 사람이 25.2%였다. 5개를 모두 포기했다는 사람도 3.7%나 됐다.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람은 29%밖에 되지 않았다.

미혼 남성의 62%, 미혼 여성의 58%가 가장 필요한 결혼지원 정책으로 주택지원을 꼽았다. 대기업을 다니다 퇴사하고 현재 구직 중인 서한석 씨(35)는 “결혼이 늦어졌는데 가장 큰 이유는 집”이라며 “대출을 받아 서울에 2억원짜리 아파트를 얻으면 매달 100만원 가까이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이를 선택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20~30대 여성들은 결혼이나 출산 후에도 사회활동을 계속 하고 싶은 의사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이상적인 여성의 삶’에 대해 젊은세대 여성의 43.1%가 일-가정 양립을, 33.7%가 출산 후 재취업을, 11.9%가 결혼하지 않은 채 일하는 것을 택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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