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전망
[ 오광진 기자 ] 중국 은행들의 위안화 예금이 지난달 1866억위안 감소했다. 월 기준으로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다. 은행에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15일 발표한 10월 금융 동향에 따르면 은행들의 위안화 예금 잔액은 10월 말 현재 112조4704억위안으로 전달 대비 1866억위안 감소했다. 특히 가계 예금이 5395억위안 줄어들어 정부예금 증가분(6837억위안)을 크게 상쇄했다. 은행 위안화 예금은 지난 3분기에도 9500억위안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 위안화 예금이 감소한 것은 199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라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은행 예금 감소는 17일 시행되는 후강퉁(扈港通·상하이와 홍콩 주식 교차 매매 허용)을 앞두고 상하이종합지수가 상승세를 타면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한 달 동안 1조9800억위안의 예금이 이탈한 7월부터 10월 말까지 18.2% 올랐다. 7~10월 중국 증시에 새로 개설된 주식계좌도 287만4800개에 달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6000을 뚫으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2007년 10월에도 은행 예금이 4498억위안 감소했다.
모건스탠리는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투자리더포럼에서 “중국 증시가 대세 상승기에 막 진입했다”며 “2006~2007년 수준(상하이종합지수 6000)까지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상하이 증시가 주식을 당일 매매할 수 있는 T+0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유력해지면서 사실상 증시 유동성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중국의 예금 감소가 알리바바의 머니마켓펀드 ‘위어바오’ 등 인터넷 금융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월말 예금 급증 현상(예대 비율을 맞추기 위한 윈도드레싱)을 근절하려는 조치를 9월 시행한 데 따른 영향이 겹쳤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예금 감소가 은행의 대출능력을 위축시켜 중국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민은행이 13일 저장성과 장쑤성 등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지역 상업은행에 100억위안을 긴급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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