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 마진 개선으로 유망
조선株는 영향 크지 않을듯
성장성 높은 대우조선 주목
[ 윤정현 기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5년 내 최대 233억달러, 10년 내 366억달러의 대(對)중국 수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과 철강, 조선, 전기전자, 식품 등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업황 악화로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수출주이자 중후장대 산업인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이 FTA를 계기로 다시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철강, 석유화학 업종의 고부가가치 품목 대부분이 관세철폐 제외 대상인 초민감 품목군에 포함되면서 기대는 일부 실망으로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최근 들어 빠르게 기술 격차를 따라잡고 있는 만큼 이번 FTA로 되레 한국 기업들의 시장 기반이 빠르게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경제TV 파트너 최강천 대표는 “중국의 자본재 수출도 감소되는 시점이어서 한·중 FTA 타결이 긍정적 모멘텀이 돼 서서히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석유화학, 관세철폐 효과 각양각색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국내 생산된 석유제품의 18%, 석유화학제품의 45%가 중국으로 갈 만큼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다. FTA 타결로 석유화학제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사라지면 가격 경쟁력이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에틸렌과 벤젠 등 기초유분과 파라자일렌 등 중간원료에 대해서는 2%, 폴리프로필렌 같은 합성수지 제품에는 5.5~6.5%의 관세를 적용해왔다. FTA 협상 결과 에틸렌과 프로필렌은 10년 내 관세철폐 대상으로 분류됐다. 한국경제TV 파트너 정대균 소장은 “석유화학 업종은 수출 효자 품목으로 한·중 FTA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며 “다만 초엔저로 인한 일본과의 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세율이 5~6%로 높았던 아스팔트와 윤활유, 윤활기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민감품목으로 분류돼 15년 동안 현행 관세가 유지된다. 수출물량의 90%가 중국으로 가는 파라자일렌은 아예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다.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벙커C유 등 정유제품의 경우엔 지금도 관세가 아예 없거나 1% 수준이어서 FTA 체결로 인한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운데 관세철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제품 비중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를 투자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나프타 가격 하락에 비해 합성수지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아 제품 마진이 개선되고 있다”며 “내년도 석유화학 부문의 증설이 많지 않아 중장기적으로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전방산업 수요까지 살펴야
중국은 스테인리스 열연강판과 같은 중저가 철강재 제품의 관세를 한·중 FTA 발효와 동시에 철폐하기로 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냉연강판은 발효 후 10년 안에 완전 개방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중 FTA 타결로 철강업종도 일부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내 국산 철강재 제품에 부과됐던 3~10%의 관세가 점진적으로 철폐되면 수출 환경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중국 철강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 품목별로 그 효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관철 BS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출 물량이 늘어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기존 중국과 한국의 철강 수급을 바꿀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한·중 FTA로 자동차 등 전방산업에서의 수출량이 늘어나면 철강업체들의 물량도 증가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철강업종에서의 수혜 기대주로는 철강업종 대표주인 포스코가 꼽혔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철강재 제품의 경우 중국에서 수요는 있지만 기술적으로 국산제품을 못 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 소장도 “철강업종은 기술력이 앞선 국내 제품의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부가 제품이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전 세계적인 경기회복으로 철강이 2015년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중국 경쟁력 상승 가능성
조선업계는 한·중 FTA의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요트 등 특수선박을 제외하면 이미 무관세인데다 조선업은 선박 발주시 편의에 따라 어느 국가에서나 등록할 수 있다는 ‘편의치적국’ 원칙이 보편화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체들은 FTA가 중국 조선 업체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국내산 강판에 관세철폐가 이뤄지면 중국업체들이 품질이 좋은 국내산 강판을 더 싸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소장은 “조선업종은 선사들로부터의 수주에 따른 문제이기 때문에 FTA로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조선업종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중심으로 성장력을 높여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유망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조선株는 영향 크지 않을듯
성장성 높은 대우조선 주목
[ 윤정현 기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5년 내 최대 233억달러, 10년 내 366억달러의 대(對)중국 수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과 철강, 조선, 전기전자, 식품 등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업황 악화로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수출주이자 중후장대 산업인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이 FTA를 계기로 다시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철강, 석유화학 업종의 고부가가치 품목 대부분이 관세철폐 제외 대상인 초민감 품목군에 포함되면서 기대는 일부 실망으로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최근 들어 빠르게 기술 격차를 따라잡고 있는 만큼 이번 FTA로 되레 한국 기업들의 시장 기반이 빠르게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경제TV 파트너 최강천 대표는 “중국의 자본재 수출도 감소되는 시점이어서 한·중 FTA 타결이 긍정적 모멘텀이 돼 서서히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석유화학, 관세철폐 효과 각양각색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국내 생산된 석유제품의 18%, 석유화학제품의 45%가 중국으로 갈 만큼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다. FTA 타결로 석유화학제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사라지면 가격 경쟁력이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에틸렌과 벤젠 등 기초유분과 파라자일렌 등 중간원료에 대해서는 2%, 폴리프로필렌 같은 합성수지 제품에는 5.5~6.5%의 관세를 적용해왔다. FTA 협상 결과 에틸렌과 프로필렌은 10년 내 관세철폐 대상으로 분류됐다. 한국경제TV 파트너 정대균 소장은 “석유화학 업종은 수출 효자 품목으로 한·중 FTA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며 “다만 초엔저로 인한 일본과의 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세율이 5~6%로 높았던 아스팔트와 윤활유, 윤활기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민감품목으로 분류돼 15년 동안 현행 관세가 유지된다. 수출물량의 90%가 중국으로 가는 파라자일렌은 아예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다.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벙커C유 등 정유제품의 경우엔 지금도 관세가 아예 없거나 1% 수준이어서 FTA 체결로 인한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운데 관세철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제품 비중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를 투자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나프타 가격 하락에 비해 합성수지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아 제품 마진이 개선되고 있다”며 “내년도 석유화학 부문의 증설이 많지 않아 중장기적으로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전방산업 수요까지 살펴야
중국은 스테인리스 열연강판과 같은 중저가 철강재 제품의 관세를 한·중 FTA 발효와 동시에 철폐하기로 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냉연강판은 발효 후 10년 안에 완전 개방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중 FTA 타결로 철강업종도 일부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내 국산 철강재 제품에 부과됐던 3~10%의 관세가 점진적으로 철폐되면 수출 환경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중국 철강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 품목별로 그 효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관철 BS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출 물량이 늘어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기존 중국과 한국의 철강 수급을 바꿀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한·중 FTA로 자동차 등 전방산업에서의 수출량이 늘어나면 철강업체들의 물량도 증가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철강업종에서의 수혜 기대주로는 철강업종 대표주인 포스코가 꼽혔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철강재 제품의 경우 중국에서 수요는 있지만 기술적으로 국산제품을 못 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 소장도 “철강업종은 기술력이 앞선 국내 제품의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부가 제품이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전 세계적인 경기회복으로 철강이 2015년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중국 경쟁력 상승 가능성
조선업계는 한·중 FTA의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요트 등 특수선박을 제외하면 이미 무관세인데다 조선업은 선박 발주시 편의에 따라 어느 국가에서나 등록할 수 있다는 ‘편의치적국’ 원칙이 보편화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체들은 FTA가 중국 조선 업체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국내산 강판에 관세철폐가 이뤄지면 중국업체들이 품질이 좋은 국내산 강판을 더 싸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소장은 “조선업종은 선사들로부터의 수주에 따른 문제이기 때문에 FTA로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조선업종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중심으로 성장력을 높여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유망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