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파헤치기] 성장 끝난 연하남 박해진, 나쁜 녀석들과 동행하는 자신감 ‘배우’다 ①

입력 2014-11-18 09:15  


[스타미디어팀] 케이블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호평과 높은 시청률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받으며 대중에게 회자되는 드라마가 있다. 굵직한 캐릭터와 무겁지만 참신한 소재로 시청자의 흥미를 깨우는 드라마 ‘나쁜 녀석들’이 바로 주인공이다. 그리고 드라마의 중심에는 날카로운 눈빛과 섬뜩한 미소로 보는 이를 사로잡는 ‘박해진’이 있다.

‘나쁜 녀석들’은 공중파 드라마 못지않은 제작기술과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깊은 연기 내공을 가진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김상중, 마동석, 조동혁 등 무게감 있는 캐스팅에 착하고 선한 이미지로 뭇 여성의 사랑을 듬뿍 받는 꽃미남 배우 박해진이 더해진 것. 시청자의 호기심을 이끄는 요소가 충분한 드라마는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착한 남자’의 대명사 같은 박해진이 연기 변신에 도전해 사이코패스 역할을 맡은 소식이 알려진 후 그의 캐릭터와 연기 능력에 대해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회가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드라마의 인기는 그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대한 호평을 반증했다. ‘나쁜 녀석들’은 기존의 장르물의 한계에서 벗어나 역대 OCN 드라마의 최고시청률을 갈아치웠다.

2014, 대륙을 매료시킨 박해진의 시대

바야흐로 박해진의 시대다.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활동영역을 넓혔다. 그가 어디에 있든지 셔터 소리가 국경을 막론하고 들릴 정도. 한국과 중국을 넘나들며 연이은 작품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해진의 출연작 ‘나쁜 녀석들’이 종영 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차기작을 제안받은 그의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박해진이 고려하고 있는 차기작의 제작사가 방송사에서 드라마를 정식으로 편성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일찌감치 주인공 역할을 제안한 것.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많은 작품들이 영화, 드라마를 막론하고 성공을 거둔 케이스는 드물어 원작 팬들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박해진은 원작 웹툰과의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대중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오히려 적절한 캐스팅이라는 원작 팬들의 반응은 그에게 긍정적 응답을 원하는 듯하다.


2006년, 개성 있는 캐릭터와 재미있는 스토리, 참신한 신인 발굴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던 주말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로 박해진의 연기인생은 시작되었다. 극 중 ‘연하남’ 역할을 맡아 매력을 한껏 어필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순수하고 엉뚱하면서도 사랑에 대해 솔직한 캐릭터는 박해진의 훤칠한 외모로 더 극대화되었고, 신선한 연기는 풋풋한 사랑을 표현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박해진은 연기자로서 신고식을 치르자마자 스타덤에 올랐고 끊임없는 인터뷰 제의, 톱스타와의 광고촬영, 화보촬영으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미소를 지닌 그에게 들어오는 역할의 대부분은 ‘착한 남자’였다. 연하남으로 누나 시청자들을 이끌고 모범적이고 성실한 청년을 연기하며 1등 사윗감으로서 어머니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연달아 같은 성격의 캐릭터 속에 자기 자신을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았다. 착하고 순한 역할을 이어서 하면서 그에게도 일탈의 욕구가 생겼다.


그에게 곧 기회가 왔다. 이미지를 변신해서 다른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 당시 박해진의 목표. 어중간한 연기 변신보다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그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렇게 맡은 역할이 드라마 ‘에덴의 동쪽’의 ‘신명훈’ 역이었다. 첫 악역을 맡으면서 그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악한 캐릭터 표현에 무게를 신고자 박해진은 혹독하게 운동하며 다이어트도 시작했다. 악역으로서 확실한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이다.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올라 많은 주목을 받은 박해진. 자신의 연기와 대중의 시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냉정하게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송승헌, 연정훈, 한지혜 등 톱스타 캐스팅으로 드라마는 많은 관심을 받았고 좋은 성적을 냈다. 데뷔 3년 차 신인이었던 박해진은 색다른 연기로 다시 한 번 그의 이름을 남겼고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연기 인생의 다양한 도전과 그에 맞는 노력을 보여준 당찬 신인 ‘박해진’이었다.

2012년, 샤프하고 세련된 그의 얼굴을 화면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긴 공백기를 끝내고 한층 성숙해진 연기로 시청자를 만났다. 오랜만에 고향 같은 KBS로 돌아왔고 KBS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로 쌓아왔던 열정을 보여주었다.

결국 ‘내 딸 서영이’는 국민드라마의 반열에 올라섰다. 복잡한 스토리를 배우들의 호연으로 풀어가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찬사를 받았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는 복귀한 그에게 연기자로서의 신뢰를 쌓게 해주었고 박해진 자신도 진정성 담긴 연기가 무엇인지를 배워가는 기회가 되었다.


‘상우’ 역은 복잡한 가정사를 가진 배역이었다. 예민한 감정연기가 많은 강렬한 캐릭터다 보니 여느 배우처럼 박해진도 캐릭터를 녹여내기가 쉽지 않았다. 연기할 때는 즐겁고 행복하다는 말만 했던 그가 처음으로 힘들다는 진심을 얘기한 것. 연기력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그가 “연기가 어렵다”는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가 더욱 단단한 감정연기를 하도록 이끌어 준 것은 선배들이었다. 어려운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선배들의 내공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며 복잡한 역할을 풀어내는 해법을 배웠다. 그와 많은 신을 함께 촬영한 이보영과 롤모델로 꼽은 천호진에게 감사인사를 할 정도였다.

굵직하고 무거운 캐릭터를 연기하며 박해진은 배우인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이키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 고민할 틈도 없이 데뷔와 동시에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그. 자신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인지 또 어떻게 노력해야 연기자로서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저에게 연기가 어떤 의미인지 깊게 생각했어요. 연기를 해야 저란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알았어요. 연기자가 천직인 거죠”


2013년 말, 그에게 천운이 닿았다. 하늘에서 내려준 운은 바로 전지현, 김수현과 함께 주연을 맡은 ‘별에서 온 그대’의 방영. ‘별에서 온 그대’는 SBS <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을 연출하며 작품성으로 인정받는 장태유 PD와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내조의 여왕>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만남으로 방영 전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별에서 온 그대’는 모두의 예상대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많은 화제와 패러디 물을 낳았으며 결국 한 해의 키워드가 되었다. 주연인 전지현, 김수현, 박해진, 신성록뿐만 아니라 조연 배우 그리고 카메오까지 숱한 화제를 일으키며 드라마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뒀다.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비운의 재벌 2세 역할을 맡아 안쓰러운 순애보를 이어가는 박해진은 여성 시청자의 워너비 스타로 등극했다. 드라마의 흥행으로 박해진은 연기자로서 단단한 신뢰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패션, 헤어, 아이템 등 그의 모든 것에 큰 관심을 받았다.


‘별그대’에 이어 ‘닥터 이방인’에서는 냉철하고 냉소적인 의사를 맡아 기존의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깨고 새로운 박해진을 보여주었다. 평소 성격과 닮은 무뚝뚝한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고 말해왔던 그. 캐릭터에 자신의 진짜 성격을 넣는 것은 예상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배우들과 스태프 간의 찰떡 호흡과 캐릭터에 대한 완벽 분석으로 그것을 이겨냈다. 캐릭터가 가진 욕망을 우는 얼굴에 담아낸 그에게 스태프들은 ‘야망돌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종석, 진세연, 강소라 등 후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며 그는 큰형, 큰오빠로서 극의 무게감을 잡아주었다. 젊은 배우들이 주축이 되어 이끌어 간 ‘닥터 이방인’은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다.


쉬지 않는 박해진. 책임감으로 버틴다는 그의 얼굴은 피로감 하나 없이 다시 브라운관에 등장했다. OCN ‘나쁜 녀석들’은 방영 전부터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시작한 드라마다.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든 사전 제작 시스템을 도입하여 연기자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밀도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으며 튼튼한 스토리 구성으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연기파 배우들의 참여로 드라마의 질은 높아졌고 기대와 다르지 않게 드라마는 시즌2가 거론되며 흥행 중이다.

하얀 얼굴과 베일듯한 콧날, 부드러운 미소로 따뜻한 남자, 착한 남자의 대명사였던 그가 사이코패스 이정문 역을 맡았다. 천재성을 가진 사이코로 등장하는 그의 변신에 많은 시청자가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걱정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제가 맡은 이정문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활용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이에요. 기존의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캐릭터에요. 그래서 더 신기하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요”

박해진은 ‘나쁜 녀석들’ 제작발표회에서 누구나 사이코 패스 기질은 가지고 있는데 정도가 다를 뿐이라며 캐릭터 표현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언뜻 듣기에는 파격적인 발언. 이 또한 배역에 대한 완벽한 분석에서 나온 자신감이다. “저도 물론 그런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잘 꺼내서 캐릭터에 입혀야죠”

드라마는 토요일 하루만 방송됨에도 불구하고 방영 후엔 시청자들의 피드백과 기사가 쏟아진다. 그는 절제된 액션 연기와 눈빛 연기로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 연기에 대한 호평이 대부분. 휴식기 없이 계속 이어지는 작품으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 않냐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그는 결의가 굳은 표정으로 답한다.

“공백기를 보내면서 좋은 작품을 흘려보내는 건 아깝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니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야죠. 작품이 끝나고 나서는 힘든 시간을 잊어버릴 만큼 남는 것이 많아요” (사진출처: 더블유스타 뉴스 DB, 만화 ‘밤을 걷는 선비’ 표지, 만화 ‘치즈 인 더 트랩’ 표지, KBS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 KBS 드라마 ‘내 딸 서영이’,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 OCN 드라마 ‘나쁜녀석들’ 홈페이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스케치, OCN 드라마 ‘나쁜녀석들’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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