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아모레·롯데마트 등 농업계와 동반성장 협약
농고→농수산대→농과대 선진국 수준 정예인력 양성
[ 조진형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농업분야 대토론회를 주재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쌀 관세화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전면적인 시장 개방을 앞두고 농축산 부문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자신이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농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규정하고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접목 △농식품의 수출경쟁력 구축 △농촌 6차산업 활성화 등 성장 방안을 제시했다. CJ, 아모레퍼시픽, 롯데 등 기업들도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업계와의 동반 성장을 다짐했다.
○“2017년 100억달러 수출”
박 대통령은 이날 경기 안성팜랜드에서 열린 ‘농업 미래성장 대토론회’에서 시장 개방에 따른 방어적 대책보다는 창조적 해법을 통해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농업에 과학기술과 ICT를 접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선진국에서는 어미돼지 한 마리가 새끼돼지를 연간 25마리 출하할 수 있는 반면 우리는 17마리에 불과하다”며 “단위 면적당 토마토 생산량도 네덜란드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7월 중국의 전자상거래 그룹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을 만나 우리 제품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는데 얼마 전 알리바바에 처음으로 한국 농식품 전용판매장이 개설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렇게 온라인에서 교두보를 확대하고 우리 농식품을 프리미엄 제품, 한류와 결합한 문화상품으로 만들면 중국 시장에서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내놓았다. 이 장관은 “ICT를 기반으로 시설 원예·축산분야의 현대화를 이룰 것”이라며 “토마토 딸기 등 유망 수출품목의 경우 현대화된 스마트온실을 2017년까지 전체의 30%인 1만6000㏊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농업의 과학기술 접목을 위해선 농업 교육체제도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농업분야 정예인력 육성을 위해 ‘농고→한국농수산대→농과대학’을 축으로 선진국 수준의 직업교육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라며 “농업계 학교 재학생의 실습을 돕기 위해 새만금 부지에 최첨단 공동실습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 수출액은 2017년 10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75%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과 대기업 유통망을 활용하는 한편 전북 익산에 조성 중인 국가식품클러스터를 고부가 농식품 수출단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농업-기업 상생 약속
농식품부는 또 올해 4개사가 참여한 기업과 농업계 간 상생·협력 비즈니스 모델을 확산시켜 2017년에는 20개사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업들의 농업계와의 상생 선언도 잇따랐다.
CJ그룹은 민간육종가협회·제주 콩농가와 함께 공동출자해 농업법인을 설립, 종자 수출에 나서기로 했다. 이 농업법인의 초기 자본금은 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 계열 장원은 차생산자연합회와 공동 출자해 차 수출법인을 설립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롯데마트는 국내외 유통망을 활용해 한국농축산연합회·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와 농식품 수출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상생협약 체결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대기업의 기술과 자본, 노하우와 해외시장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농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새마을운동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농촌 근대화 모델이 된 것처럼 이제 기업과 농업계가 힘을 모아 농업분야의 창조경제 모델을 새롭게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조진형/정종태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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