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7층 공동주택 신축 가능
[ 김병근 기자 ]
소규모로 노후주택을 정비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서울 중랑구(면목동)에서 1호 조합이 나온 이래 동대문구(장안동), 송파구(송파동), 마포구(합정동), 서초구(양재동) 등 곳곳에서 사업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각종 지원책이 마련돼 이 정비사업은 활기를 띨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안·송파·합정·양재동 가세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장안동 송파동 합정동 양재동 등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가운데 동국사대부속중학교 근처인 장안동 326 일대의 사업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 사업 시범지역인 이곳은 지난달 초 전문기관과 사업성 검토 용역 계약을 맺었다. 용역이 2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 중 조합설립인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주민 사전 동의율이 80%를 넘어 사업성 분석이 괜찮게 나오면 곧바로 조합설립절차를 밟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송파동에서는 일신여상 뒤편 177 일대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도 지난달 시 지원금을 받아 사업성 분석 용역을 발주했다. 합정동 447 일대(합정동주민센터 건너편)는 서울시와 별도의 설명회를 연 뒤 예산을 신청하고 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다.
양재동 7의 56 일대 현대빌라 입주민들은 사업 시작에 앞서 지난 17일 서울시와 설명회를 열었다. 주민 동의서를 받기 전에 하는 절차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보다 앞서 면목동 173의 2 일대 면목우성주택은 지난달 말 1호 조합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현재 시공사와 공동사업시행을 위한 조합설립변경인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반 분양분 안 팔리면 市가 구입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기존 주거지 기반시설과 가로망을 유지하면서 노후 불량 주거지에 최고 7층까지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것이다. 전면 철거를 전제로 하는 재건축·재개발의 대안으로 2012년 시작됐다. 면적은 1만㎡ 미만, 낡은 불량 건축물은 전체 3분의 2 이상, 해당 구역 내 주택 수 20가구 이상 등 조건을 충족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2년여간 사업 실적이 전무했던 이 사업이 올해 활기를 띠는 것은 다양한 지원책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이 사업 활성화를 위해 4대 지원책을 내놓았다. 조합설립·융자지원, 미분양주택 공공 임대주택 매입, SH공사 참여 추진, 25개 자치구 업무 전담부서 지정 및 업무처리 매뉴얼 배포 등이 그것들이다. 주민 동의율도 종전 90%에서 80%로 낮아졌다.
조합운영자금(최대 20억원·연 4.5%) 융자 혜택을 유지하면서 건축공사비의 40% 이내에서 최대 30억원(연 2%)을 추가로 대출해주는 금융 혜택이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신축한 주택이 주인을 찾지 못하면 시가 책임지는 것도 사업 부담을 덜어주는 부분이다. 시는 이를 공공임대주택(전용 85㎡ 이하)으로 매입해 기초생활수급자와 한 부모가정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행정절차를 진행 중인 곳은 5개 지역인데, 검토 중인 곳까지 합치면 10곳가량”이라고 말했다.
■ 가로주택정비사업
노후 불량 주거지에 최고 7층 높이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정비사업이다.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기존 주거지의 도시 기반시설을 유지한다. 면적이 1만㎡ 미만이면서 노후 불량 주택이 전체 건축물의 3분의 2를 넘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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