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은 세상을 바꾼다
마크 페인 지음 / 김태훈 옮김 / 위너스북 / 336쪽 / 1만6000원
[ 송태형 기자 ] 어느 화창한 6월 오후, 미국 혁신 컨설팅업체인 ‘파렌하이트 212’ 임직원들은 한자리에 모여 삼성이 만든 ‘반투명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 시제품을 감상했다. 반투명 LCD는 스크린 너머를 보여주는 동시에 디지털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투시형 유리 패널이다. 직원들은 이제껏 보지 못한 신기술에 환호하며 흥분할 무렵 ‘삼성 프로젝트’ 팀장이 일어나 벽에 ‘와우 멋있군. 그런데 그래서 뭐?(It’s cool. But so what?)’라고 쓰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게 삼성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답을 찾는 데 주어진 시간은 넉 달입니다.”
프로젝트팀은 수많은 사업 아이디어를 내놨고, ‘머니앤드매직(money & magic)’ 혁신 모델을 적용해 수개월간 조사와 연구, 토론을 거친 후 답을 제시했다. 상업 냉장·냉동고의 유리문을 대체하는 지능형 진열창이다. 삼성은 ‘반투명 LCD 지능형 진열창’을 2012년 국제 가전제품 박람회(CES)에 선보였고 그해 ‘최고의 혁신상’을 받았다.
‘파렌하이트 212’의 설립자이자 사장인 마크 페인(사진)은 《어떤 생각은 세상을 바꾼다》에서 이 회사의 핵심 철학인 ‘머니앤드매직’ 전략을 다양한 실제 사례를 들어 상세하게 풀어 소개한다. 10년 전 창업한 이 회사는 그동안 삼성 코카콜라 허쉬 스타벅스 씨티뱅크 P&G 등 대기업들과 협력해 혁신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머니앤드매직’은 사업 초기 각종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혁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론이다. 저자가 직접 고안하고 다듬어 ‘기존의 혁신을 파괴하는 혁신 이론’으로 정립했다.
이 전략의 목적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기업의 진정한 성장동력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혁신 이론에서 분리된 두 가지 동력원인 ‘사용자 중심의 창의성(마법)’과 ‘성과 주도의 수익성(돈)’을 아이디어 구상 단계부터 서로 충돌시킨다. ‘수익성을 따지는 것은 창의성을 떨어뜨려 아이디어를 가두는 것’이란 통념을 벗어던진다.
이 회사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마다 ‘돈’팀과 ‘마법’팀을 나눈다. 각자의 영역에서 얻은 정보를 공유하며 상호 협력과 비판을 통해 보다 큰 파급력을 가진 혁신 해법을 마련한다. 이렇게 해야 저자가 ‘유니콘’이라고 부르는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실행이 불가능한 아이디어’를 일찍 제거할 수 있다. 이 책의 원제는 ‘유니콘을 죽이는 방법(how to kill a unicorn)’이다.
사용자 또는 소비자 중심의 혁신 과정에선 기업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다량의 ‘유니콘’이 등장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유니콘들을 방치하면 실행과정을 더디게 만들고, 실패율을 높인다. ‘반투명 LCD’ 프로젝트에서 나온 다양한 유니콘들은 ‘돈’팀의 신속하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조기에 하늘로 날아갔다. 그는 “기업에서 진행하는 중대한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맡겨지면 유니콘으로 분류돼 즉시 폐기되는 일이 많다”며 “프로젝트를 실제적인 성과로 보여주지 못하면 비용을 받지 않는 우리에게 ‘유니콘 죽이기’는 생존 법칙”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혁신을 소비자와 기업의 양면 문제로 간주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훌륭한 양면 해결책의 사례 중 하나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겨울에 따뜻한 나라로 떠나는 여행객들을 위해 도입한 ‘외투보관 서비스’를 든다. 이 서비스로 여행객은 거추장스러운 외투를 해변까지 들고 다닐 필요가 없고, 항공사는 외투를 여객기 선반에 넣느라 우왕좌왕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저자는 ‘시장의 니즈를 충족하면 회사의 니즈는 저절로 충족된다’ ‘돈을 버는 방법을 생각하는 일은 창의성을 저해한다’ ‘창의성은 성과에 대한 압박이 없을 때 가장 잘 발휘된다’ 등 창의성에 대한 속설의 위험성을 하나하나 파헤치며 기업들에 일반화된 혁신 관행을 꼬집는다. 그는 “대다수 시장이 포화 상태라 매출을 끌어올릴 혁신이 더 중요해진 지금도 수익과 관계없는 아이디어만 좇고 있다”며 “혁신의 높은 실패율을 당연시하는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어 “혁신의 초기 과정부터 성과의 압박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결국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며 “마법과 돈을 계속 동등한 위치에 놓고 이중 나선처럼 긴밀하게 결합시켜야 혁신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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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페인 지음 / 김태훈 옮김 / 위너스북 / 336쪽 / 1만6000원
[ 송태형 기자 ] 어느 화창한 6월 오후, 미국 혁신 컨설팅업체인 ‘파렌하이트 212’ 임직원들은 한자리에 모여 삼성이 만든 ‘반투명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 시제품을 감상했다. 반투명 LCD는 스크린 너머를 보여주는 동시에 디지털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투시형 유리 패널이다. 직원들은 이제껏 보지 못한 신기술에 환호하며 흥분할 무렵 ‘삼성 프로젝트’ 팀장이 일어나 벽에 ‘와우 멋있군. 그런데 그래서 뭐?(It’s cool. But so what?)’라고 쓰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게 삼성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답을 찾는 데 주어진 시간은 넉 달입니다.”
프로젝트팀은 수많은 사업 아이디어를 내놨고, ‘머니앤드매직(money & magic)’ 혁신 모델을 적용해 수개월간 조사와 연구, 토론을 거친 후 답을 제시했다. 상업 냉장·냉동고의 유리문을 대체하는 지능형 진열창이다. 삼성은 ‘반투명 LCD 지능형 진열창’을 2012년 국제 가전제품 박람회(CES)에 선보였고 그해 ‘최고의 혁신상’을 받았다.
‘파렌하이트 212’의 설립자이자 사장인 마크 페인(사진)은 《어떤 생각은 세상을 바꾼다》에서 이 회사의 핵심 철학인 ‘머니앤드매직’ 전략을 다양한 실제 사례를 들어 상세하게 풀어 소개한다. 10년 전 창업한 이 회사는 그동안 삼성 코카콜라 허쉬 스타벅스 씨티뱅크 P&G 등 대기업들과 협력해 혁신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머니앤드매직’은 사업 초기 각종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혁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론이다. 저자가 직접 고안하고 다듬어 ‘기존의 혁신을 파괴하는 혁신 이론’으로 정립했다.
이 전략의 목적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기업의 진정한 성장동력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혁신 이론에서 분리된 두 가지 동력원인 ‘사용자 중심의 창의성(마법)’과 ‘성과 주도의 수익성(돈)’을 아이디어 구상 단계부터 서로 충돌시킨다. ‘수익성을 따지는 것은 창의성을 떨어뜨려 아이디어를 가두는 것’이란 통념을 벗어던진다.
이 회사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마다 ‘돈’팀과 ‘마법’팀을 나눈다. 각자의 영역에서 얻은 정보를 공유하며 상호 협력과 비판을 통해 보다 큰 파급력을 가진 혁신 해법을 마련한다. 이렇게 해야 저자가 ‘유니콘’이라고 부르는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실행이 불가능한 아이디어’를 일찍 제거할 수 있다. 이 책의 원제는 ‘유니콘을 죽이는 방법(how to kill a unicorn)’이다.
사용자 또는 소비자 중심의 혁신 과정에선 기업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다량의 ‘유니콘’이 등장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유니콘들을 방치하면 실행과정을 더디게 만들고, 실패율을 높인다. ‘반투명 LCD’ 프로젝트에서 나온 다양한 유니콘들은 ‘돈’팀의 신속하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조기에 하늘로 날아갔다. 그는 “기업에서 진행하는 중대한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맡겨지면 유니콘으로 분류돼 즉시 폐기되는 일이 많다”며 “프로젝트를 실제적인 성과로 보여주지 못하면 비용을 받지 않는 우리에게 ‘유니콘 죽이기’는 생존 법칙”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혁신을 소비자와 기업의 양면 문제로 간주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훌륭한 양면 해결책의 사례 중 하나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겨울에 따뜻한 나라로 떠나는 여행객들을 위해 도입한 ‘외투보관 서비스’를 든다. 이 서비스로 여행객은 거추장스러운 외투를 해변까지 들고 다닐 필요가 없고, 항공사는 외투를 여객기 선반에 넣느라 우왕좌왕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저자는 ‘시장의 니즈를 충족하면 회사의 니즈는 저절로 충족된다’ ‘돈을 버는 방법을 생각하는 일은 창의성을 저해한다’ ‘창의성은 성과에 대한 압박이 없을 때 가장 잘 발휘된다’ 등 창의성에 대한 속설의 위험성을 하나하나 파헤치며 기업들에 일반화된 혁신 관행을 꼬집는다. 그는 “대다수 시장이 포화 상태라 매출을 끌어올릴 혁신이 더 중요해진 지금도 수익과 관계없는 아이디어만 좇고 있다”며 “혁신의 높은 실패율을 당연시하는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어 “혁신의 초기 과정부터 성과의 압박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결국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며 “마법과 돈을 계속 동등한 위치에 놓고 이중 나선처럼 긴밀하게 결합시켜야 혁신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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