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률 7.2%로 하락 전망에 '경기부양 카드' 꺼내

입력 2014-11-22 03:40  

기준금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 인하

부동산 경기 급랭·지방정부 부채 증가 등 곳곳 '경고음'
블룸버그 "경제정책 중심축, 구조 개혁서 경기부양 이동"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22일부터 기준금리를 내리기로 한 것은 당국의 경제정책 기조가 공격적인 경기부양 모드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일본 유럽에 이어 중국까지 경기부양 대열에 동참하면서 침체 상태에 빠진 글로벌 경기에도 적잖은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연초부터 경고음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8.1% 급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지방정부 부채, 그림자금융, 기업 부채 급증 등으로 중국 경제가 2008년의 미국과 같은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인프라 투자 확대, 수출기업에 대한 세제 감면 혜택 등을 골자로 하는 ‘미니 부양책’을 내놨다. 이 덕분에 1분기 7.4%였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분기 들어 7.5%로 반등했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다시 경제구조 개혁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국유기업 개혁, 지방정부 부채 감축, 공급 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7월 들어 경기 회복세가 다시 둔화되기 시작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부동산 가격 하락이 결정타였다. 중국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올 들어선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하더니 5월부터 전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0월 중국 주요 70개 도시 중 69개 도시의 신규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자 고정자산 투자 증가세도 둔화됐고, 민간소비도 얼어붙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9월을 기점으로 각종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인민은행이 그 선봉에 섰다.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담보보완대출(PSL),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등 각종 정책 수단을 이용해 9월 이후 약 1조5000억위안가량의 유동성을 시중에 풀었다. 하지만 이 같은 유동성 공급책은 만기가 정해져 있고, 중소기업과 농촌 등 특정 부문에만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어서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60%였던 총부채 규모가 지난 6월 251%로 단기 급증한 것도 적극적인 경기 부양을 망설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민은행은 “이번 금리 인하가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를 보여주는 게 아닌 중성적인 조정일 뿐”이라며 “안정적인 성장과 일자리 창출 및 민생에 큰 영향을 주는 중소기업의 융자비용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대출 기준금리 인하 폭(-0.4%포인트)이 2008년 11월(-1.08%포인트) 이후 최대라는 건 중국 당국이 조급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그동안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산발적으로 벌여온 노력이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방점이 구조 개혁에서 경기 부양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10월 3분기 경제성장률이 나왔을 때만 해도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중국 경제는 여전히 합리적인 구간에 있다”며 “연간 경제성장 목표치(7.5% 전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10월 각종 실물경기 지표들이 9월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나오자 4분기 성장률이 7.2~7.3%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확산됐다.

자오상증권은 “금리 인하가 투자와 소비는 물론 부동산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향후 더욱 잦은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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