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과 현대로템 투자로 인연..자금난 한라그룹도 시간 번셈
이 기사는 11월22일(13:5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는 투자은행(IB) 업계가 거의 예상치 못했던 인수·합병(M&A) 거래다.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할 수 있는 곳은 옛 주인인 한라그룹이나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 등 범 현대가 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한라비스테온공조가 '사실상 인수후보가 정해진 매물'로 평가됐던 이유는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중된 매출구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라비스테온공조 매출의 43.32%가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 납품에서 나왔다. 그나마 비스테룹그룹이 지난해 1월 전세계 18개 계열 공조법인을 한라비스테온공조에 합병시킨 결과 2012년 55.8%에 달했던 수치가 크게 낮아진 것이다.
IB업계는 "매출비중의 절반 가량이 현대차에 몰려있기 때문에 매각대상을 선정하는데 있어서도 현대차그룹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현대차그룹의 사촌기업인 한라그룹이 옛 핵심계열사 되찾기를 선언하며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천명한 상황이어서 다른 인수후보가 나서기 힘든 구도였다. 2012년 공개매수 실패 이후 67% 가량 급등한 주가가 발목을 잡고 있을 뿐 언젠가는 범 현대가로 매각될 것이라는게 IB업계의 예상이었다.
그 사이 일부 대형 PEF가 인수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할 수단이 마땅찮다는 점 때문에 제대로 된 협상이 이뤄지진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한앤컴퍼니는 같은 PEF이지만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기에 가장 적합한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2012년 자동차 부품회사 코아비스를 인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PEF 가운데 관련 업종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은 곳으로 분류된다.
한상원 사장 등 한앤컴퍼니 최고경영진이 현대차그룹과 오랫 동안 인연을 맺어왔다는 점도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한 사장 등은 모건스탠리 PE 시절인 2006년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의 지분 24.81%를 투자해 2대주주가 됐다.
IB업계에선 현대로템 투자를 통해 맺은 인연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그룹 인수를 용인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개선이 한창인 한라그룹은 어차피 지금 당장은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앤컴퍼니가 투자금 회수에 나설 3~5년 동안 시간을 번 셈이므로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인수가격이 4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에상되는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로 한앤컴퍼니는 MBK파트너스와 함께 국내 양대 PEF로 우뚝서게 됐다. 웅진식품 한진해운 벌크선 사업부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대형 PEF로 거듭나고 있지만 지금까지 성사시킨 거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5500억원(한진해운 벌크선 사업부 인수)이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한경닷컴 하이스탁론 1599 - 0313] 또 한번 내렸다! 최저금리 3.2% 대출기간 6개월 금리 이벤트!
[한경닷컴 캡스탁론 1644 - 1896] 한 종목 100% 집중투자가능! 최고 3억원까지 가능!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