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가벼운 서민의 술친구
오징어와 친구들·한신포차 등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안주
불황에 2030 발길 늘어창업 뉴 트렌드
[ 강창동 기자 ]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동신아파트 단지상가 1층에 해물포차인 ‘오징어와 친구들’이란 가게가 있다. 아파트만 없으면 손님들이 이곳까지 찾아올까 싶을 정도로 한적한 상권이지만 저녁이 되면 손님들로 가득 찬다. 83㎡(약 25평) 규모의 이 점포는 해물요리를 판매하는 실내포차다. 하루 평균 매출이 150만원, 한 달이면 4500만원 매출을 올린다. 인건비와 월세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한 한 달 순익은 1200만원 선이다. 이 정도면 동네상권에서는 상위권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이정수 사장(33)은 “해물포차는 저렴하게 술을 마실 수 있고 새벽까지 손님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불황을 덜 타는 것 같다”며 “퇴근한 뒤에 자택 가까이서 가볍게 한잔하려는 고객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 때는 업종 선택이 관건
이 사장은 지난해 3월 가게를 차렸다.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업종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신중을 기했다. 이 사장이 선택한 업종은 오징어와 해물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실내포차다. 실내포차는 대중적이라서 고객층이 넓고 가격도 저렴해 불황에도 강할 것 같았다.
오징어 요리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신선한 해물과 탕류 등 26가지 메뉴를 판매한다. 모든 메뉴가 2만원을 넘지 않는다. 창업비는 점포비 포함 총비용이 8000만원 들었다.
점포의 입지는 주변에 상가가 없는 동네상권 아파트단지 앞 상가건물이다.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순대국집이 문을 닫은 자리다. 하지만 이 가게는 주변에 상가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했다. 주변에 주점이 없어 퇴근길 술 손님과 새벽 주당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이 가게로 밀려들기 때문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것이 따뜻한 어묵국물과 소주 한잔이다. 퇴근길 집에 돌아가기 아쉬워서 들르는 길거리 포장마차는 직장인들에게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다. 불황에 매출이 걱정된다면 실내포차를 해보는 것도 창업자로서 고려해볼 만하다. 실내포차는 실내포장마차를 줄인 말로 서민에서 중산층까지 모두 흡수할 수 있는 대중적인 업종이다. 길거리 포장마차가 점점 사라지고 실내포차가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실내포차는 불황기 창업 아이템의 하나로 자리잡아가는 추세다.
○포장마차의 변천
포장마차는 급속한 경제성장기를 맞았던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리어커를 개조해 이동하는 매장을 만들고 어묵, 닭똥집, 먹장어, 멍게, 해삼 등을 팔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길거리 포장마차는 급속하게 줄어들었다. 2003년께 길거리 포장마차 시장의 공백을 메우며 나타난 것이 ‘퓨전포차’다. 이는 길거리 포장마차의 느낌을 실내로 옮기고 인테리어나 메뉴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다양한 메뉴로 인기를 끌었던 퓨전포차는 오히려 많은 메뉴가 단점으로 작용, 2008년께부터는 인기가 시들해졌다. 많은 메뉴를 다루다 보니 냉동 식재료를 너무 많이 사용해 맛이 떨어졌던 것이다.
이후 나타난 새로운 실내포차 트렌드는 ‘복고풍 실내포장마차’다. 복고풍 실내포차의 매장 콘셉트는 1970~1980년대 주점 분위기를 내는 것이다. 메뉴도 옛날 전통시장에서 팔던 ‘추억의 통닭’을 비롯해 ‘추억의 도시락’, 닭발 같은 고전 메뉴가 주력상품이다.
대형 실내포차도 인기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신포차’가 대표주자다. 외식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백종원 씨(탤런트 소유진 씨의 남편)가 운영하는 주점이다. 옛 영동시장 인근에 형성된 먹자골목에서 젊은이들이 모이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낭만포차’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매장의 간판에 자전거를 매달아 행인들의 눈길을 끄는 실내포차도 있다. ‘버들골이야기’란 실내포차다. 매장을 복고풍 인테리어로 꾸며 서민형 포장마차 분위기를 자아내 인기를 끌고 있다.
강병오 중앙대 창업대학원 겸임교수는 “포장마차는 대중적인 아이템이라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새벽까지 장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심하다는 점을 창업 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오징어와 친구들·한신포차 등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안주
불황에 2030 발길 늘어창업 뉴 트렌드
[ 강창동 기자 ]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동신아파트 단지상가 1층에 해물포차인 ‘오징어와 친구들’이란 가게가 있다. 아파트만 없으면 손님들이 이곳까지 찾아올까 싶을 정도로 한적한 상권이지만 저녁이 되면 손님들로 가득 찬다. 83㎡(약 25평) 규모의 이 점포는 해물요리를 판매하는 실내포차다. 하루 평균 매출이 150만원, 한 달이면 4500만원 매출을 올린다. 인건비와 월세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한 한 달 순익은 1200만원 선이다. 이 정도면 동네상권에서는 상위권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이정수 사장(33)은 “해물포차는 저렴하게 술을 마실 수 있고 새벽까지 손님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불황을 덜 타는 것 같다”며 “퇴근한 뒤에 자택 가까이서 가볍게 한잔하려는 고객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 때는 업종 선택이 관건
이 사장은 지난해 3월 가게를 차렸다.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업종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신중을 기했다. 이 사장이 선택한 업종은 오징어와 해물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실내포차다. 실내포차는 대중적이라서 고객층이 넓고 가격도 저렴해 불황에도 강할 것 같았다.
오징어 요리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신선한 해물과 탕류 등 26가지 메뉴를 판매한다. 모든 메뉴가 2만원을 넘지 않는다. 창업비는 점포비 포함 총비용이 8000만원 들었다.
점포의 입지는 주변에 상가가 없는 동네상권 아파트단지 앞 상가건물이다.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순대국집이 문을 닫은 자리다. 하지만 이 가게는 주변에 상가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했다. 주변에 주점이 없어 퇴근길 술 손님과 새벽 주당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이 가게로 밀려들기 때문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것이 따뜻한 어묵국물과 소주 한잔이다. 퇴근길 집에 돌아가기 아쉬워서 들르는 길거리 포장마차는 직장인들에게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다. 불황에 매출이 걱정된다면 실내포차를 해보는 것도 창업자로서 고려해볼 만하다. 실내포차는 실내포장마차를 줄인 말로 서민에서 중산층까지 모두 흡수할 수 있는 대중적인 업종이다. 길거리 포장마차가 점점 사라지고 실내포차가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실내포차는 불황기 창업 아이템의 하나로 자리잡아가는 추세다.
○포장마차의 변천
포장마차는 급속한 경제성장기를 맞았던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리어커를 개조해 이동하는 매장을 만들고 어묵, 닭똥집, 먹장어, 멍게, 해삼 등을 팔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길거리 포장마차는 급속하게 줄어들었다. 2003년께 길거리 포장마차 시장의 공백을 메우며 나타난 것이 ‘퓨전포차’다. 이는 길거리 포장마차의 느낌을 실내로 옮기고 인테리어나 메뉴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다양한 메뉴로 인기를 끌었던 퓨전포차는 오히려 많은 메뉴가 단점으로 작용, 2008년께부터는 인기가 시들해졌다. 많은 메뉴를 다루다 보니 냉동 식재료를 너무 많이 사용해 맛이 떨어졌던 것이다.
이후 나타난 새로운 실내포차 트렌드는 ‘복고풍 실내포장마차’다. 복고풍 실내포차의 매장 콘셉트는 1970~1980년대 주점 분위기를 내는 것이다. 메뉴도 옛날 전통시장에서 팔던 ‘추억의 통닭’을 비롯해 ‘추억의 도시락’, 닭발 같은 고전 메뉴가 주력상품이다.
대형 실내포차도 인기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신포차’가 대표주자다. 외식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백종원 씨(탤런트 소유진 씨의 남편)가 운영하는 주점이다. 옛 영동시장 인근에 형성된 먹자골목에서 젊은이들이 모이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낭만포차’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매장의 간판에 자전거를 매달아 행인들의 눈길을 끄는 실내포차도 있다. ‘버들골이야기’란 실내포차다. 매장을 복고풍 인테리어로 꾸며 서민형 포장마차 분위기를 자아내 인기를 끌고 있다.
강병오 중앙대 창업대학원 겸임교수는 “포장마차는 대중적인 아이템이라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새벽까지 장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심하다는 점을 창업 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