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경고그림 도입이 흡연율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경고그림이 외국산 대형 브랜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경고그림을 도입한 해외의 경우 사실상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경고그림을 도입한 캐나다의 흡연율은 경고그림 도입 전 5년간 연평균 1.0%p 감소에서 도입 후 5년간 연평균 0.4%p 감소로 감소폭이 줄었다.
캐나다의 성인 흡연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같은 기간 경고그림이 없었던 한국의 성인 흡연율은 2001년 30%에서 2008년 22%로 더욱 큰 폭으로 급감했다. 캐나다는 2001년 22%에서 2008년 18%로 줄었다.
도입 전 5년간 흡연율이 연평균 0.2%p 감소하던 태국도 도입 후 5년간 연평균 0.1%p 감소하는데 그쳤다.
싱가포르는 경고그림 도입 이후 오히려 흡연율이 소폭 높아졌다. 싱가포르의 흡연율은 2004년 도입 이전 5년간 연평균 0.3%p 감소했지만 도입 후 5년간 연평균 0.1%p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흡연율 급감은 지속적인 금연구역 확대와 더불어 TV 금연광고 등 정부의 적극적인 금연홍보 정책의 결과"라며 "경고그림 도입만으로 흡연율이 감소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경고그림 도입이 외국산 담배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고그림 도입시 제품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 극히 제한돼, 대형 외국계 담배 브랜드의 국내 시장 잠식을 더 용이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전매역사, 시장상황 등 산업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매역사가 있고, 자국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중국, 베트남, 불가리아 등은 경고그림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경고그림은 세계 59개국에서 시행중이다. OECD 34개 회원국 중 16개국에서 도입하고 있다. 경고그림을 도입한 국가 대부분은 필립모리스, BAT 등 외국계 다국적 기업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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