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담배의 역사는 임진왜란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1616년 광해군 시절 일본에서 왔다고 기록돼 있다. 삶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없던 백성들은 너도나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5년 만에 피우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확산됐다고 한다. 당시 지배층에도 퍼져나간 담배는 정사를 논하는 자리에서도 연기를 뿜었던 모양이다. 신하들이 줄창 담배를 피워대자 비흡연자였던 광해군은 매일 곤욕을 치렀다고. 어느 날 광해군이 격분해 “담배를 끄라”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는 기록이 있다.
담배의 이름은 시대의 상황을 반영한다. 1945년 일제강점기 이후 나온 담배의 이름은 광복의 기쁨을 표현한 ‘승리’였다. 1948년 정부수립 기념용으로 ‘계명’이라는 담배가 출시되기도 했다. 이처럼 1940~1960년대는 경축하거나 국가 재건의 의미를 담은 것이 많았다. 이후 1988년 담배시장이 개방되자 외국 담배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국산담배의 이름이 대부분 외래어로 바뀌었다.
담배는 현재 기호식품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지정된 시기의 시대를 보면 정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세금 확보가 절실하던 시절 담배를 통해 세금을 걷었다. 또 다른 예로 미국도 담배농사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사람들에 의해 경제개발의 초석을 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흡연의 유해성이 과학적 분석을 통해 본격적으로 50년 전부터 밝혀지기 시작했다. 담배에 들어 있는 대표적인 성분인 타르, 일산화탄소, 니코틴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어 간접흡연에 대한 피해가 직접흡연만큼이나 심각하다고 알려지자 비흡연자들의 분노가 절정에 이르고야 말았다. 그 분노는 정부와 합심해 다양한 금연정책으로 만들어졌으며 사회적 분위기 또한 흡연을 꺼리는 쪽으로 변화해 갔다. 정부 전매사업이 민영화된 이유이기도 했다.
담배는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가 되면서 건강보험 비용을 높이는 것으로 지적되는 등 ‘공공의 적’ 리스트에 올라 있기도 하다. 단순하게 기호품이라고 불렸던 담배가 비도덕적인 행위의 대명사가 됐다. 담배꽁초가 가져오는 불쾌감과 침뱉기도 담배를 비도덕적 제품으로 낙인 찍었다.
하지만 흡연자에게 담배의 의미는 ‘휴식’의 의미를 가진다. 일하는 도중 “담배 한 대 하시죠”라는 말은 동료들에게 휴식시간을 만들어낸다. 또한 저소득층에게는 삶의 시름을 달랠 수 있는 물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 금연정책은 흡연자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흡연자와 금연자와의 충돌이 일어나고 반발이 생기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배려를 고려하며 정책을 만들어나간다면 보다 나은 금연정책이 탄생되지 않을까.
금경원 생글기자 (동아마이스터고 1년) kwkum@naver.com
공감대를 넓혀주는 '이주민 영화제'를 아시나요
최근 서울 성북구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에서 이주민 영화제가 열렸다. 이주민영화제는 이주민방송이 해마다 개최하는 대표적인 문화행사. 영화를 매개로 이주민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스스로 가꾸고 즐기는 축제의 장이다. 이주민과 한국인 사이의 문화 격차와 소외를 극복하는 소통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23개의 작품이 상영됐다.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닌 작품이었다는 평가다. 한국에서는 흔히 다문화, 이주민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동남아시아인의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또 불법체류에 의한 국제결혼, 이주민 노동자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한다. 이들이 겪는 차별과 고통에만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영화제의 등장인물들과 주제는 이러한 예상과 사뭇 다르다.
개막작인 ‘김 알렉스의 식당 : 안산-타슈켄트’의 경우 주인공은 고려인이다. 고려인은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에 살고 있는 한국인 동포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많은 조선인과 항일독립투사들은 탄압을 피해 만주, 연해주 등으로 이주했다. 연해주가 구소련의 영토가 되면서 만주에 남은 조선유민들은 현재 우리가 부르는 조선족이 됐다. 연해주 일대의 조선 유민들은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에 의해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으로 이주해 지금의 ‘고려인’이 지칭하는 사람들이 됐다. 이들은 척박한 영토를 개척해 살아남았다. 영화에서는 고려인 2~4세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스스로를 고려인이라 부르며 정체성을 유지함에도 한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한다. 또 한국의 세시풍속과 음식문화를 이어받아 살아가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은 중앙아시아 국가의 그것과 비슷하다. 잦은 이주 끝에 이들의 가족 공동체는 파괴되었고, 한국적인 정체성 역시 희미해지고 있다. 영화에서는 이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안산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레몬을 비롯한 몇몇 영화에서는 부모의 잦은 여행, 국제적인 교육 등을 이유로 여러 국가를 오가며 생활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한다. 이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보다는 다양한 교육을 받았고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사회적 엘리트 층에 가깝다.
그러나 이들 역시 마음의 고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허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떠돈다는 느낌에 멀미를 하곤 한다. 그리고 국제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위치를 생각해보며 각자의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외에도 근로기준법, 고용허가제에 주목하여 이주민노동자의 삶을 다룬 영화, 또 재일교표에 대한 편견을 바꾸기 위해 미식축구 도전기를 다룬 영화 등 이주민에 관한 다양한 작품이 상영됐다. 다음 영화제에는 더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주길 바란다.
고동환 생글기자 (경문고 2년) alex5656@naver.com
출렁이는 환율시장…양적완화의 두 얼굴
미국이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6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추진한 양적완화 정책의 종료를 선언했다. 양적완화 규모는 미국 GDP대비 20%가 넘는 무려 4조 달러로 원화로 환산하기조차 어려운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이제 세계 시장은 미국이 언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미국은 양적완화를 통해 늦어도 2015년 하반기에는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신흥국에 몰려 들어왔던 외국 자본이 미국으로 되돌아가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은 또 외국 자본이 대거 유출되면 신흥국은 달러 부족 여파등으로 큰 금융시장의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최근 이같은 국제 흐름을 제대로 읽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정책 선택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안으로는 꺼져가고 있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2.0%까지 인하했다. 하지만 금리인하는 외국자본의 유출을 의미한다. 투자 수익이 금리인하로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돈을 푸는 양적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엔화 약세가 지속돼 우리기업의 수출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우리경제에는 악재로 작용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엔화가 지금보다 더 약세로 전환되고 한국은행 역시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원화 대비 엔화의 가치가 현재 100엔당 900원대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달러 강세에 원·엔 동반 약세로 우리나라는 수출여건이 불리해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려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또한 미국의 연준 의장과 IMF 총재도 세계경제가 취약한 상황이라고 평가한다. 일본과 유럽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럴 경우 엔화 및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달러화는 더욱 강세가 이어져 우리경제의 수출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계속된다.
이처럼 글로벌 환율전쟁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도 순발력 있는 대처능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 우리나라 경기를 빨리 회복시켜야 한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가 받는 금융시장의 혼란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정부의 지혜가 더욱 필요한 때다.
편수현 생글기자 (센텀중 3년) sarahpye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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