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인사] 사장 승진 단 3명…'위기 탈출' 경고 메시지

입력 2014-12-01 12:17   수정 2014-12-01 13:48

사장 승진 단 3명…5년 래 최소폭
IM 부문 승진자 없어…"전사적 실적 악화 조기 탈출" 경고 메시지
평균 53.7세 더 젊어져…임원 승진 평균 연령도 낮아질 듯




[ 김민성 기자 ] 올해 삼성그룹 사장단 승진은 단 3명에 그쳤다.

지난 5년 래 가장 적은 규모다. 그룹 고위 임원진에 전사적 실적 악화를 조기에 극복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수익성 악화 직격탄이 된 IT·모바일 IM 부문 승진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신규 승진 임원 사상 최대 폭을 기록했던 2010년(발령) 10명, 2011년 9명, 2012년 6명, 2013년 7명, 2014년 8명과 비교해서도 가장 적다.

이는 그룹 주력 사업군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계열의 연쇄 실적 부진 원인 컸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최대 실적 잔치 속에 8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인 탓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등 무선 사업군 내 사장 승진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대표를 보좌해 TV사업을 이끈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동일 부문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3분기 부품 부문(DS) 소속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IM 부문 실적을 앞지르는데 기여한 전영현 부사장이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3대 사업 축인 DS와 CE에서 사장 승진자는 나왔지만 IM 부문은 전무했다. 지난해 네트워크사업부장을 지냈던 김영기 부사장이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으로, 김종호 부사장이 삼성전자 세트제조담당 사장 겸 무선사업부 글로벌 제조센터장으로,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올라섰던 것과는 대조된다. 스마트폰 사업성 악화와 맞물려잇단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삼성전기 대표이사에 삼성디스플레이 이윤태 부사장이 자리를 옮겨 우려 진화에 나선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의 핵심은 '삼성전자의 성공DNA를 계열사로 전파하는라는 메시지'였다. 스마트폰 사업 최대 실적으로 분기 영업익 10조원 달성 기염을 토했던 삼성전자의 핵심 인재를 그룹 계열사 사장 및 임원으로 재배치하며 동반 도약을 꿈꿨다.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삼성비피화학을 이끌게 된 상영조 삼성물산 부사장 인사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 이동휘 사장의 향후 거취 및 부사장 대표이사 체제로 계열사로 이끌게 한 가 최근 화학 부문 한화그룹 매각 및 오너 일가 후계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추측도 나온다.

삼성그룹 측은 예년보다 승진 인사 폭이 적은데 대해서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많은 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이 부진해 승진인사를 포함한 인사 폭이 예년에 비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신임 사장단의 평균나이는 53.7세였다. 지난해 신임 사장단 평균연령 54.3세보다 더 젊어졌다. 올해 46세인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새로운 전략을 구사할 사장단의 나이 역시 점점 젊어지는 추세인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장단 인사에 이어 금주 내 진행될 계열사 임원 승진 발표 때도 '젊은 피'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는 인사 원칙에 대해 "경영위기를 조기 극복하고 재도약을 주도할 참신한 인물로 경영진을 쇄신했다"며 "경영실적에 따른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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