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 2000억 깎고 지역 SOC사업 늘려
稅法 등 부수법안 놓고 異見…막판 걸림돌
[ 이호기 / 고재연 기자 ]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하루 앞둔 1일 당초 정부가 제출한 376조원 규모의 예산안에서 3조5000억원을 삭감하고 대신 3조원을 증액해 전체적으로 5000억원가량을 순삭감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이학재 새누리당·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송언석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김춘순 예결특위 수석전문위원 등 4명은 이날 국회 모처에서 진행한 비공개 심사에서 이같이 결론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 삭감 예산으로는 저금리에 따른 국채 이자율 조정액 1조5000억원을 비롯해 방위산업 비리 논란으로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았던 방위사업청 예산 2000억원 등이다. 여야는 논란이 됐던 창조경제 관련 예산 등 이른바 ‘박근혜표 예산’에 대해서는 상임위 심사를 존중해 크게 손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액 예산은 내년도 누리과정 확대에 따른 우회 지원 5233억원을 포함해 지방채 발행에 대한 이자 보전분, 사회간접자본(SOC) 지역예산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2일 이미 지난달 30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정부 예산안 원안과 함께 이날 여야 합의안을 동시에 올려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다만 예산안과 동시에 자동 부의된 부수법안이 막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자동 부의된 예산부수법안 원안에다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합의한 관련 내용을 추가로 반영한 수정안을 여야 합의로 제출해야 하지만 여야의 입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마지막까지 여야 합의를 시도해 기한 안에 예산안 처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새정치연합은 일정을 연기하더라도 제대로 심사를 마쳐야 한다고 반박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한 14건의 법안은 카드세액공제 연장 등 예산안과 관련해 여야가 합의한 일부 내용을 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 합의대로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선 정부 원안에서 빠진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발의해야 하고, 여야 합의가 있어야만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맞선 법안은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법’이다. 기획재정위 조세소위는 전날 파행된 이후 1일 오후까지 협상이 중단돼 여야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 양당 원내대표 간 추가 협의를 통해 논란이 돼온 예산부수법안에 대한 합의를 시도할 계획이지만 여야 간 샅바싸움이 예상돼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예산 처리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정 의장이 개정 국회법에 따라 올해는 반드시 헌법에 정해진 시한을 준수, 2일에는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여야 합의로 수정안을 제출하지 못하면 예산안과 정부원안인 예산부수법안을 우선 통과시킨 후 추가로 여야 합의 예산부수법안을 처리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기/고재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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