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油 감산합의 실패 후폭풍…이라크·사우디 등 재정위기

입력 2014-12-01 21:38   수정 2014-12-02 03:45

내년 예산안 긴급 재편성


[ 뉴욕=이심기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로 국제 원유 가격이 폭락하면서 산유국이 내년 예산안을 다시 편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회 보고에서 “유가 하락으로 현재 마련된 2015년 예산안은 폐기해야 하며, 새로운 예산안을 10일 이내에 편성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 전했다. 이라크는 원유 수출가격을 배럴당 70달러로 예상하고 내년 예산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OPEC의 감산 합의 실패로 수출 가격이 최근 배럴당 64달러까지 폭락하면서 국가 수입에 차질을 빚게 되자 예산안 변경에 나선 것이다.

원유 등 에너지가 전체 수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러시아도 알렉산더 노박 에너지 장관이 내년 예산을 재편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예상해 내년 예산안을 마련했다. 원유 생산 감축을 강하게 주장했던 베네수엘라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유가 하락에 대응해 정부 지출을 대폭 축소한 내년도 예산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의 마수드 아메드 중동 담당 국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바레 인은 내년에 적자 재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우디 현지 언론은 정부가 내년 국제유가를 배럴당 45달러로 놓고 예산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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