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족·공휴족·고공족' 아시나요? … 취업난 자화상

입력 2014-12-02 19:17  

[ 김봉구 기자 ] ‘아싸족’에 ‘공휴족’, ‘고공족’까지. 모두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한 대학가 신조어들이다.

2일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에 따르면 최근 대학가의 세태를 반영한 이 같은 신조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경제 불황과 청년 취업난이 대학생들의 라이프 스타일도 바꿔놓았다는 것이다.

캠퍼스의 낭만은 옛말이 됐다. 취업 준비에 올인하기 위해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된다. 캠퍼스 한 구석에서 혼자 밥을 먹으며(혼밥) 필요한 과목만 홀로 신청해 듣는(독강) 이른바 ‘자발적 아싸족’이다.

대학가에서 이러한 개인주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 청년들이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추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형편이다.

대학생들은 심각한 취업난으로 일상적인 ‘스펙 증후군’에 시달린다. 채용 시 스펙만 평가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구직자 입장에서 느끼는 압박감은 여전하다. 학업 공부, 인턴십 등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쉬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공휴족’이 된다.

학교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둥우리족’ 대학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취업 전 대학 졸업을 하지 않기 위해 휴학이나 졸업유예를 선택하는 것.

결국 대학생들은 공무원시험이나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고공족’이 되기 십상이다. 자격 조건이 일정하고 직업 안정성이 높은 공무원시험, 고시에 일찌감치 뛰어들고 있다.

취업을 위한 스터디 형태는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각자 공부하다 함께 모여 밥을 먹는 ‘밥터디’, 특정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출석 체크를 한 뒤 따로 공부하는 ‘출첵 스터디’ 등이다. 하루 목표 진도를 체크하고 식사도 함께 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생활 스터디’도 있다.

한편으로는 등록금 등 학비와 생활비 부담 탓에 학업·취업 준비에 집중하지 못하는 대학생도 많다. 아르바이트로 부족한 학자금을 버는 ‘알부자’, 명절·휴가 등을 포기하고 약 1.5배 시급을 받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나서는 ‘점오백’ 등이 이들을 표현하는 신조어다.

비싼 집값과 기숙사 부족 등으로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대학생들도 적지 않다. 불안정한 주거 환경에 놓인 이들은 집 없이 맨몸으로 다니는 ‘민달팽이’로 표현되기도 한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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