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여전히 ‘수첩인사’를 하는 것인지, 인사를 챙기는 비선이 따로 활동하고 있는지, 아니면 청와대 실세들이 대리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인지, 누가 호가호위하는 것인지 그게 궁금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어디선가 누군가에 의해 ‘우리 편’ 앉히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각자의 내 사람 앉히기일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 편에 대한 선호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정치란 것이 원래 파당이라고 생각하면 수긍 못 할 일도 아니다. 그러나 ‘내 사람’을 자리에 앉힐 때도 지켜야 할 규칙은 있다. 지금 청와대 비선 문제로 논란이 많지만 누군가의 호가호위는 필시 최고 권력자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비록 ‘내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으로서 하나의 표지가 된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의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국민들 혹은 적어도 관련 분야에서는 인정돼야 한다. 그래야 국정의 일관성이 유지된다. 만일 해당 인사가 지연 학연 등으로 연결된 패거리에 불과하다고 여겨지면 신뢰는 바로 금이 간다. 깜냥도 안 되는 인물들이 무리지어 다닐 때 인사가 꼬이고 국정은 골목길로 접어든다. 가벼운 악수조차 사진으로 만들어 팔아먹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정치판이다.
마침 청와대 인사수석실을 6년 만에 부활했고 민간인을 수장으로 앉힌 인사혁신처도 활동을 시작했다. 어렵게 만든 시스템을 음지의 몇몇이 무용지물로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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