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수다 27] 비엔나에서 만난 김재중 “배우 시작하게 된 계기는… 솔직히” ①

입력 2014-12-03 09:00   수정 2014-12-03 09:27


[스타미디어팀] 오스트리아는 가히 음악의 나라, 클래식의 성지다.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 교황곡의 아버지 하이든, 가곡의 왕 슈베르트, 비엔나 왈츠의 왕 요한 스트라우스를 배출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에서는 매일 밤 클래식 음악이 들려오고 일 년 내내 크고 작은 콘서트가 열린다. 비엔나 소년 합창단의 명성, 세계 3대 오페라 하우스를 가지고 있는 위대한 음악 도시 비엔나에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획을 그은 아티스트가 발을 디뎠다.

10대를 가수의 꿈을 위해 온전히 쏟아 부으며 10년의 시간 동안 빨간 풍선을 이끌고 달려왔던 김재중. 그룹 JYJ의 장난스런 맏형이자 실력파 보컬이고, 스탠드 마이크 하나로 수많은 관객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가진 솔로 아티스트다.

아침잠이 없다는 그는 새벽부터 일어나 피트니스 센터로 향한다. 이른 아침 시작된 촬영. 스텝들의 부산스런 촬영 준비 속에서도 활기차고 유쾌한 목소리로 하루를 깨우는 김재중. 프로페셔널 김재중과 함께 멜로디로 가득 찬 비엔나의 아침 공기를 마셔보자.

 제 1악장 – ‘오스트리아 역사‘ 쉔브룬 궁전 그리고 아티스트 김재중


▷비엔나에 첫 방문이에요.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비엔나의 여러 곳에서 촬영했지만 쉔브룬 궁전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광활한 궁전이 인상적이었고 넓게 펼쳐진 낙엽이 아름다웠던 곳이에요.

▷솔로 앨범이 굉장히 성공적이었어요. 솔로로 진행했던 아시아투어도 성황리에 마쳤고요.
▶제가 하고 싶고 즐기고 싶었던 음악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어요.

▷솔로 앨범의 장르가 이슈를 끌었죠?
▶그룹을 생각하면서 음악을 만들다 보니 알앤비가 많았었어요. 그룹으로서 무대에 서는데 저 혼자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되니까요. 제가 무대에서 즐기고 싶은 건 사실 록이었어요.

▷ ‘록’ 장르, 도전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항상 말해왔던 거지만 저에게도 힘든 도전이었던 것은 사실이에요.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셔서 해낼 수 있었어요. 아직도 미완성 곡들이 상당히 많아요.

▷OST 곡도 항상 많은 사랑을 받아요.
▶제가 출연한 드라마라고 “꼭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참여한 적은 없고 제의가 들어오면 선뜻 “네 하겠습니다~” 하는 편이에요. 드라마는 드라마고 음악은 음악인데 제 뜻대로 하면 안 되니까(웃음)


▷작사, 작곡도 직접 하는 싱어송라이터에요. 아이디어를 풀어내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요
▶책도 계속 쓰려고 했었는데(웃음) 가사는 진짜 빨리 써요. 제가 작사해서 타이틀 곡으로 썼던 곡들은 거의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다른 곡들은 몇 달 걸린 것도 물론 있는데 보통 작사 같은 경우는 하루에 두 세곡은 쓸 수 있어요.

▷솔로앨범 ‘WWW’ 의 거의 모든 수록 곡에 직접 참여했네요.
▶네. 제 자작곡이랑 작사 곡이 많은데 이 앨범 곡들이 진짜 다 빨리 나왔어요. 하루에 작사를 두세 개씩 하고… 한번은 녹음 들어가기 한 시간 전에 꿈을 꿨는데 그 꿈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갑자기 가사를 바꾸고 싶은 거예요. 스텝들한테 양해 구하고 한 시간 만에 작사해서 바뀐 가사로 녹음한 적도 있어요.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려니까 막 뿜어져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기도 해요(웃음)

▷솔로앨범 말고도 OST앨범에도 작사가로 참여했던데, 그런 것도요?
▶일단 유천이와 공동 작곡했던 ‘컬러즈(COLORS)’란 곡은 호텔에서 제가 베이스만 만들어갔던 곡인데 유천이랑 모여서 30분 정도 만에 완성한 노래에요. ‘보스를 지켜라’, ‘닥터 진’, ‘트라이앵글’ OST 다 15분에서 20분 걸린 것 같아요.

▷창작의 고통이 분명히 따를 듯 한데 어떻게 환기하나요?
▶쉴 때는 영화를 정말 많이 봐요. 집에서 IPTV로(웃음) 잠이 안 올 때는 술을 마시기도 하고... 그런데 술을 마셔도 잠이 안 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땐 독서를 미친 듯이 해요. 제가 한번씩 SNS에 책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구들을 막 올릴 때가 있거든요. 그때가 보통 그런 때에요. 사람들을 만나서 웃고 이야기하고 그러면 될 텐데 사람을 만나기가 싫은 날도 있잖아요(웃음) 그럴 때 혼자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그러다가 양이 많아지게 됐어요. 이상하게 이게 정답은 아닌데(웃음)

 제 2악장 – 웅장한 오페라하우스 앞 눈빛으로 말하는 배우 김재중


▷배우로 파격적인 도전이었는데 성공적인 결과를 얻고 있어요.
▶제가 배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른 분들과는 좀 다른 측면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도전했던 다른 분야는 먼저 매력을 느껴서 제가 도전했지만 그런 것도 아니었어요. 배우로서 자질도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고.

▷그렇다면 구체적인 계기는?
▶ 지금 상황에서 방송에 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시작한 거였죠. 하고 싶어서 했다기보다는 해야 했던 직업이었는데 하다 보니까 엄청난 매력이 있는 분야더라고요. 하면 할수록 즐기게 된 것 같아요. 이제 연기는 저에게 음악과 똑같이 포기할 수 없는 분야가 된 거죠.

▷배우로 데뷔했다면 가수에 도전했을까요?
▶했을 것 같아요(웃음) 요즘 대세의 흐름이 배우와 가수를 병행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저에겐 대세를 따른 다는 것이 의미가 없는 말이에요.

▷의미가 없다는 말은?
▶무의미하다는 거예요. 가수로 데뷔를 해서 인기를 얻고 많은 팬들이 생겼다고 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면 음악 콘셉트에 맞게 이미지가 다양해지다 보니 두 분야에서 모두 이미지가 흐려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정체되어 있으면 안 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죠.

▷영화계에도 진출한 배우가 되었어요. 영화 공부를 위해 주로 보는 장르가 있다면?
▶호러 빼고 다른 장르는 재미있게 잘 봐요. 제가 혼자 살다 보니까(웃음) 누가 같이 봐준다면 보겠는데 혼자 있을 때는 잘 못 보겠더라고요(웃음)

▷뮤지컬 무대에서는 노래와 연기를 모두 할 수 있는데, 도전의향이 있나요?
▶서른이라는 나이가 절대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아직은 굉장히 젊고 패기 있는 나이라고 생각하는데(웃음) 지금 나이에 도전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많이 해보고 싶어요. 뮤지컬에는 시간이 더 흘러서 제가 40대나 50대가 됐을 때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고 싶어요.


▷닮아가고 싶은 롤모델이 있나요?
▶솔로가수로서 롤모델이 있다면 일본의 록 그룹 ‘라르크 앙 씨엘’의 ‘하이도’ 씨를 닮고 싶고, 가수 겸 배우로는 ‘후쿠야마 마사하루’ 씨를 닮고 있어요. 굉장히 멋있어요. 현재 일본 연예계의 영향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분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이 맞게 성장하면서 좋은 음악과 연기를 모두 보여주시는 분이세요. 저도 그분의 근성 있는 모습과 멋있게 나이 드는 모습을 배우고 싶어요.

이른 아침 촬영임에도 불구하고 스텝보다 더 일찍 일어나 아침 운동까지 마친 김재중. 그는 하루 온종일 의상을 바꾸고 포즈를 고민하면서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화려한 화보를 낳았다. 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촬영 스케줄 내내 그를 따라다니던 파란 눈의 팬들 앞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준 김재중.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서 생존하라”는 독창적인 플랫폼을 가진 예능 프로그램과 화려한 입담으로 예능 대세의 자리를 예약할 것 같은 김재중.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그를 보니 후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다면 리얼 생존 버라이어티가 딱 이겠다. 그래서 질문을 던졌다. “무인도를 간다면 며칠 정도 지낼 수 있을까요?” 김재중은 잠깐의 고민을 하더니 대답했다. “솔직히 칼자루 하나만 있으면 버티는 건 끝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대담한 대답은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환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준 김재중. 그에게는 ‘근성’, ‘생존력’, ‘자생력’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직진과 커브가 반복되던 그의 인생을 한결 같은 속도로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난코스에도 포기하지 꿋꿋이 달려온 그의 굳센 의지가 있어서였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출처: 더블유스타뉴스 DB, bnt world, 드라마 일본 후지tv '솔직하지 못해서', SBS '보스를 지켜라', MBC '닥터 진, '트라이앵글' 스케치, 영화 '자칼이 온다' 스케치, 인천아시안게임 뮤직비디오 메이킹필름, 종근당 펜잘 큐 메이킹 필름, 김재중 'MINE' 스튜디오 티저, JYJ 월드와이드앨범 메이킹 필름 스케치, 하이도 공식 홈페이지, 후쿠야마 마사하루 페이스북)

>> [스타들의 수다 27] 김재중, 서른살의 이야기 “가수vs배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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