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성 中훈춘 포스코현대 국제물류단지 대표
[ 김유미 기자 ] “3년 안에 이곳 훈춘이 동북아 경제허브로 급부상할 겁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북한 나진항을 배후 삼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고요.”
지난달 26일 중국 훈춘의 포스코현대 국제물류단지에서 연제성 물류단지유한공사 대표(사진)는 이처럼 강조했다. 북한 나진항의 배후물류기지로 구상된 이곳은 1단계 조성을 막 마쳤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북한이 참여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곳 훈춘에서 두만강을 건너 53㎞만 가면 나진항이다. 러시아 국경과도 가까운 삼국 접경지역이다. 150만㎡(45만평) 규모로 조성 중인 포스코현대 물류단지는 이들 협력을 기반으로 한 아시아 물류허브를 노리고 있다.
연 대표는 “현재 완공된 4개동은 내륙 수요만으로 채워지지만 2단계부터는 나진항 개발이 전제돼야 한다”며 “업체들 의향을 받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 지방정부의 협력이 다소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이 틈을 러시아가 파고 들어와 밀월관계로 가고 있다”며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주시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 국경의 하산과 북한 나진항 사이 철로를 개보수하고 나진항을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러시아산 유연탄을 싣고 나진항을 출발한 화물선이 지난달 29일 경북 포항 앞바다에 도착하는 등 시범사업도 최근 결실을 맺었다.
다만, 나진항 개발 확대 가능성 여부는 아직 두고볼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진항은 규모 면에서 부산항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단계”라며 “부두가 노후하고 수심이 6m에 불과해 준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인근의 신두만강대교 역시 공사가 미진한 상황이다. 교각 높이를 놓고 북한과 이견이 생겨 내년에도 완공이 힘들다고 내다봤다. 연 대표는 “그럼에도 북한이나 중국이 상황을 두고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면 러시아산 유연탄을 들여오는 통로가 단축되고 물류비용도 크게 아끼게 된다”며 “훈춘이 그 배후단지로서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북·러 4개국의 공업단지가 모이는 셈”이라며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제2 개성공단 역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 한국 기업의 참여는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옌볜·훈춘 등은 역사나 문화, 언어 면에서 한국과 동질성이 높다”며 “이곳 지방정부도 한국 기업을 환대하지만 아직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
단둥·옌볜·훈춘=조일훈 경제부장/김병언 차장(영상정보부)/김태완 차장(국제부)/김유미(경제부)/전예진(정치부) 기자/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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