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여곡절 겪기도
[ 도병욱 기자 ] 불합리한 규제를 푸는 공무원에 대해 사후 책임을 묻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국민과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규제개혁을) 집행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소 문제가 생기더라도 감사에서 면책해주는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 내부규정에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있지만 법제화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법을 개정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법안이었지만 국회 논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8월19일 열린 국무회의에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이 상정됐는데, 여기에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제외된 것이다. 헌법상 감사원의 직무감찰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반발 때문이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를 발견해 문제를 제기했고, 박 대통령은 “감사원이 조금 혁명적인, 과감한 (면책)조치를 하지 않으면 공무원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며 질책했다.
감사원은 결국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담긴 법률 개정안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감사원의 헌법상 기능을 고려, 행정규제기본법이 아닌 감사원법과 공공기관감사법을 개정하기로 결정됐다.
감사원은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 공공 이익을 위해 업무를 적극적으로 처리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법 개정안을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했고, 국회 법제사법위는 4일 법안심사 제1소위를 열어 두 법안을 수정 의결했다. 당초 정부 제출안에는 면책 요건과 절차 등이 감사원 내부규정에 따른다고 돼있었는데, 소위는 이를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수정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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