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따라 '일희일비'…올해 對中수출 감소할 수도
中 경제구조 변화 땐 한국 경제 최대 위협요인
[ 마지혜 기자 ] 한국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산업경쟁력 강화에 시급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7일 발표한 ‘한국 경제의 대(對)중국 의존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이 구조 개혁으로 고성장에서 중성장 시대로 접어들어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시작하면 한국의 중국 수출이 줄고, 한국 내 생산의 부가가치가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급격히 높아졌다. 1992년 한국의 총 수출 가운데 3.5%를 차지하는 데 그쳤던 중국은 2004년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비중은 26.1%에 달했다. 전체 소재·부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국 비중은 2000년 13.2%에서 지난해 35.3%로 높아졌다.
중국에 대한 부가가치 의존도도 커졌다. 1995~2011년 중국에서 조달한 부가가치 비중은 1.8%에서 10.3%로 급등했다. 한국 내에서 100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면 이 중 10.3%는 중국의 손을 빌렸다는 의미다. 섬유직물 분야의 부가가치 의존도는 20.9%였다. 반면 한국 내 자체 조달한 전체 부가가치 비중은 62.8%에서 56.6%로 떨어졌다.
이처럼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보니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받는 타격도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3.2% 감소했다. 최근 중국과 유럽의 경기가 부진했던 탓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물량 중 절반가량은 중국에서 현지 가공한 뒤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가공무역 물량이다. 유럽 경기 부진이 대중국 수출에도 타격을 주는 이유다.
대중국 월별 수출은 올 들어 4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증가세였다. 하지만 5월 9.4% 급감한 이후 8월까지 4개월 연속 줄었다. 9월(6.4%)과 10월(3.5%)에는 증가했으나 두 달 만인 11월 다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11월까지 대중국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다. 12월에도 부진하다면 올해 전체 대중국 수출은 5년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할 가능성이 크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이 중성장 시대에 진입하면 장기적으로 한국의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한국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을 비롯한 역내 신흥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등 대체시장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가 투자규제를 완화해 국내 산업공동화를 방지하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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