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03일(10: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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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백화점간의 경쟁에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부동산펀드로 편입했거나 편입할 예정인 롯데백화점과 AK플라자가 수원역에서 정면 대결에 나서면서 승패에 따라 투자자 모집 난이도가 바뀌게 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10월 수원 롯데백화점 부지에 투자하는 3000억원 규모의 부동산펀드를 설정했다. 롯데자산개발이 주도해 진행한 개발사업으로 롯데몰 안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이 자리하고 있고, 지난 27일 개장했다.
롯데백화점 수원점은 개장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왔다. AK플라자 수원점이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AK플라자 수원점은 AK플라자 지점 중에서 가장 매출이 큰 지점으로 그동안 수원역 인근의 수요를 독점해왔다. 하지만 이번 롯데백화점 수원점 개점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게될 경우 전체 AK플라자 매출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AK플라자의 매출이 흔들릴 경우 이지스자산운용이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또다른 부동산펀드도 타격을 받게 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부동산펀드를 통해 2011년부터 AK플라자 원주점을 운용해오다 지난 10월 제이알투자운용을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매매가격은 1700억원대 중반으로 매각이 성사되면 군인공제회 등 투자자들은 3년만에 매각차익으로만 600억원 이상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당초 연내 본계약을 체결하려던 두 회사는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 부동산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AK플라자의 신용도와 매출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어 제이알투자운용의 투자자금 모집이 쉽지 않다"면서 "특히 AK플라자의 매출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수원점과 분당점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등장으로 매출 전망이 어두워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제이알투자운용은 본계약이 늦어지고 있긴 하지만 연내에는 꼭 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그동안 제시한 부동산펀드와 리츠에 대한 부동산 취등록세 감면혜택이 올해까지만 제공되면서 내년이 되면 세금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롯데백화점 수원점 투자를 고려해왔다"면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매입·매각이 지연되면서 두 유통회사 사이에 끼게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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