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윤회 문건' 공방 격화…국회 본회의 취소

입력 2014-12-08 21:15   수정 2014-12-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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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폐회 앞두고 파행
의원들, 줄줄이 해외 출장 논란



[ 이호기 기자 ]
‘청와대 비선 실세 국정 개입’ 논란을 놓고 여야가 또다시 대치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때문에 정기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8일 열릴 예정이던 본회의까지 취소됐다. 이런 와중에도 해외로 외유성 출장을 떠나는 의원이 적지 않아 여론의 비판을 사고 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은 얼마전 검찰에 수사 지침을 내린 데 이어 어제(7일)는 여당에까지 흔들리지 말라고 행동 지침을 내렸다”며 “이번 비선 실세 국정 농단을 유야무야 한다든지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줘서 끝내려 한다면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비대위원도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비서실에서 작성해 비서실장에게 정식 보고까지 했다는 문서를 한마디로 찌라시라고 폄하했다. ‘누워서 침 뱉기’가 아닐 수 없다”며 “마음에 들지 않는 감찰보고서를 찌라시 취급할 바에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을 차라리 폐지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안의 진실을 국민에게 밝히려 하는 것보다는 이 일을 이용해 여권을 뒤흔들려고 하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어 너무 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사항인데 (새정치연합이) 대통령 비서실까지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한 것은 정치 금도 내지는 도를 넘었다”고 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각종 민생 법안과 결의안 등을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양당 간 공방이 격해지면서 결국 ‘없던 일’이 됐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여야 의원들이 연말부터 대거 해외로 나갈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오는 17~23일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홍문종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등 미방위 소속 의원 9명도 18~21일 중국에 다녀올 계획이다. 외교통일위 국방위 정무위 정보위 등 상임위마다 이미 배정돼 있는 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연말연초 해외 출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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