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주식시장은 '연말 랠리'와 '1월 효과' 기대감 등으로 들뜨기 마련이지만, 글로벌 경기불황에 실적이 급감한 상장사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관리종목으로 낙인 찍히거나 상장폐지란 최후통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기업의 경우 본업으로 4년 이상 돈을 못 벌면 관리종목, 5년째 영업적자면 증시에서 사라진다. [한경닷컴]은 올해 세 번째로 적용될 적자기업 퇴출(상장퇴출제도 선진화 방안, 2009년 도입)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시리즈 기사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편집자 주>
2015년 코스닥 시장에 부실기업을 겨눈 칼바람이 불어닥칠 모양새다. 코스닥 상장 규정에 미달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 퇴출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수십 곳에 달해서다.
4~5년 연속 영업적자(별도재무제표 기준)를 기록하면 관리종목 족쇄를 찬 뒤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9일 [한경닷컴]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등을 조사 분석해 본 결과, 2015년 '관리종목 블랙리스트'에 새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 코스닥 기업은 이너스텍, GT&T, 백산OPC, 솔고바이오, 휴바이론, 르네코, 파캔OPC, 영진코퍼레이션, 인테그레이티드에너지, 코원 등 10곳이다.
이들 상장사는 올해 남은 4분기(9~12월) 석달 동안 1~3분기 누적 적자를 모두 메우고 영업흑자로 돌아서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부실한 한계기업'이란 꼬리표를 매단 채 증시 퇴출까지 '1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는 셈이다.
백산OPC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50억원에 육박해 있으며 GT&T, 르네코 등도 10~30억원 가량 누적 적자가 쌓여있는 상태다.
4년 연속 누적 적자 가능성이 높은 곳들 가운데 미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곳도 있다.
오성엘에스티와 케이피엠테크는 최근 3개년 사업연도 중 2개 사업연도에서 자기자본 50%를 초 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코스닥 상장규정 28조3항)됐다.
터보테크와 제이웨이는 각각 연간 매출액 30억원 미만, 감사의견 부적정이 관리종목 지정 사유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은 7개였고, 올해 위험기업은 10개다. 위험기업들이 많아진 것을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불황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주식시장 건전화 조치가 지속되면서 회계감사 등 검열이 강화됐다"며 "여기에 올해는 환율 등 대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못해 수출주(株)가 어려웠고, 내수도 세월호 여파로 인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해 기업들이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특히 코스닥 기업들의 경우 주요 납품업체인 대형사들의 구조조정 및 투자 유보가 심화되면서 실적 회복의 기회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국내 경기불황으로 인해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 규모가 줄어드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업들이 상장 유지를 위해 자구 노력을 하면서 실제 상장폐지까지 이르는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기획취재팀(정현영·권민경· 한민수·노정동 기자)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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