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금융투자협회 회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예비 선거전이 시작됐다. 금융투자협회는 아직 후보추천위원회도 구성하지 않은 상태지만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사실상 선거 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등 다섯 명의 후보들은 167곳의 회원사를 돌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김 전 사장과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운용 부회장 등 다섯 명이다.
이들 후보는 내년 1월 말 차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회원사 방문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 투표권의 경우 60%는 회원사들이 동등하게 1사1표를 행사하고, 나머지 40%는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가중치를 둔다.
후보들은 회원사를 하루 3~4곳에서 많게는 8곳까지 돌며 표 끌어오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 전 사장 측은 "회원사들의 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회원사를 방문하는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며 "많을 때는 하루 8곳을 돌며 업계에 어떤 고민이 있는지, 차기 협회장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듣고 있다"고 전했다.
비교적 뒤늦게 선거전에 참여한 최 전 부회장도 출마를 선언한 후 매일 회원사를 방문하고 있다.
그는 "하루 6곳 정도의 회원사를 방문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며 "증권, 자산운용 업계 등 여러 업권별로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간 판세는 김 전 사장과 황 전 사장, 황 전 회장이 조금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후보는 투표권을 가진 회원사 중 비교적 영향력이 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 전 사장은 1990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헝가리 대우증권 사장, 런던 사장, 국제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대우증권맨'이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이 헝가리 대우은행장으로 지낼 당시 함께 한 경력도 있다.
황 전 사장은 지난 35년간 금융투자업계에 몸담은 이른바 '금융통'이다. 그는 1979년 씨티은행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다이너스클럽카드, 제일투자증권, PCA투자신탁운용 등을 거쳤다. 이후 2009년 박 회장의 뒤를 이어 우리투자증권 대표 자리를 맡았다.
황 전 회장도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과 삼성증권 사장, 4대 금융지주인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금융 전문가다. 인지도가 높은 만큼 표심에 따라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러나 추후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최 전 부회장과 유 전 사장 등 나머지 후보들도 선거전에 주력하며 맹추격 중이기 때문이다.
최 전 부회장은 SH자산운용사 부사장과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부회장 등을 지냈고 유 전 사장은 한국증권업협회 부회장과 감사,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16일 이사회를 열어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후보추천위원회는 협회 공익이사와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며, 최종 선거 후보를 뽑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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