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혜 기자 ] 경제 성장률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경제 제도와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준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 정책만으로는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장(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은 9일 한국경제학회·국민경제자문회의·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한국 경제의 진단과 경제구조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성장세가 정체된 국가가 다시 일어서려면 가계는 소비, 기업은 혁신, 정부는 혁신 확산을 위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건 사람들이 소득 없는 노후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연금 구조를 국민·퇴직·사적연금 등 ‘3중’으로 확충해 노후에 대한 불안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고임금 문제를 풀 열쇠도 연금에 있다고 했다. 직장에 다니는 동안 노후 생활비를 최대한 비축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생산성 이상의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연금 확충과 함께 고임금 체계 개편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투자 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래 성장동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지원하는 신산업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중국으로 옮겨가는 주력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신산업의 밑그림이 나와야 한다”며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신성장 산업에 대한 기술 인력 양성 및 기술 지원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기업의 불안감을 줄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은 “미국의 제조업 회귀 전략(리쇼어링), 독일의 첨단기술 전략, 영국의 기반기술 계획 등 국가 차원의 산업 전략이 경제적 성과 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훈 산업연구원장도 “정부와 정치권은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정보통신기술(ICT), 첨단기술 및 관련 융·복합 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제거하고, 대기업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창업기업들과 대등한 파트너로 협업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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